리더의 말은 아낄수록 무거워진다

입력 2008-09-19 22:17 수정 2008-09-19 22:18
 

리더의 말은 아낄수록 무거워진다




학교 다닐 때 교장선생님의 훈화가 기억에 남는 사람은 지금까지도 많지 않다. 지루하고 긴 말이 끝날 듯하다가도 이어지는 바람에, 땡볕에 서 있다가 종종 쓰러지는 친구에 대한 기억도 있을 것이다. 훈화가 짧은 교장선생님의 인기는 그 내용을 떠나 제자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다. 거기다 그 짧은 내용이 메시지의 핵심을 제대로 담고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어떻게 하면 그만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까. 팀장급 리더들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의 필요조건을 생각해본다.




핵심만 짧게 말하는 습관을 가져라

요즘 같이 자기표현이 자유로운 사회에서 말을 적게 한다는 것은 장점일까 단점일까. 적어도 조직사회의 리더에겐 장점으로 작용하기 쉽다.



로마의 뛰어난 정치가이자 군인인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기원 전 인물이지만 오늘날까지 전해질 정도로 짧고 강렬한 말을 남겼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주사위는 던져졌다.”

카이사르가 한 말인지는 몰라도 이런 말을 한번쯤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로마군이 적군에게 거의 전멸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가 전력을 다하여 정말 힘겹게 승리를 거두게 되었을 때도 그는 승리의 기쁨을 시저는 이렇게 단 한 줄로 표현했다.

“적군에게는 기뻐할 일이 사라졌고, 아군에게는 슬퍼할 일이 사라졌다.”



복잡한 상징을 담고 있지 않아도 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 당신의 기쁨과 환희를 명료하게 담아낸 이 메시지들은 두 천년의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들에게 회자된다.



간결하게 핵심만 표현하는 일은 복잡한 현대생활 속에서 중요한 언어습관이다. 리더의 간결한 말은 듣는 사람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지루한 장광설을 예상하고 있던 사람들을 앞에 두고,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연설을 들려준다면 누구라도 뇌리에서 쉽사리 잊히지 않을 것이다. 말은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상대방의 마음이나 머리에 가 닿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쉽고, 간결하게 말하기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원칙이다. 단, 메시지는 선명해야 하며 무엇을 주장하는지 즉각 상대가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결론부터 말하는 방법이 좋다. 과정을 말하고 결론을 말하려면 말이 길어진다. 듣는 사람은 계속 마음속으로 “그래서 결론이 뭐라는 거야?”라며 짜증스러워 하고 있을지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말을 세 가지 정도로 간단하게 정리해서 말하는 습관을 연습해보자. 




간단히 말하고 질문을 많이 받아라

보통 관리자급 리더가 가질 수 있는 흔한 커뮤니케이션 오해는 자신의 말에 자신이 도취되면 듣는 사람들도 모두 감동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자신의 말이 길어지는지, 핵심을 잃은 것은 아닌지 중간중간 점검하지 않고 장황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말할 때는 의식적으로 자기 말을 예민하게 모니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말이 좀 길어진다 싶으면 빨리 갈무리하면서 앞서 결론과 요점을 먼저 언급했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한 번 더 언급하는 것이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장황하게 말하느니 짧고 간결하게 말하고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질문을 받는 편이 낫다. 답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뒤이어 충분히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답변이 조금 길어져도 듣는 사람은 그가 혼자 떠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고 그에 따른 또다른 질문을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상대의 기분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전달’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화자(話者)의 자세다. 거기에 더해 ‘좋은 질문입니다’ ‘날카로운 질문입니다’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는데 이의를 제기해줘서 그 부분은 다시 생각해 봐야겠는데요’ 하는 식으로 상대를 자연스럽게 칭찬할 수 있다면 최상의 대화가 된다.





말보다 진정 어린 행동이 더 효과적이다

오프라 윈프리의 유명한 어록 중엔 “나는 누구와도 쉽게 포옹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그녀는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건 낮건 간에 쉽게 다가가 편하게 해주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얘기다. 특히 출연자들과의 포옹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포옹은 토크로 풀 수 없는 정서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만들어 결국 그녀를 ‘토크쇼의 여왕’ 자리에 올려놓았다.



커뮤니케이션은 때때로 한 마디 말이나 한 가지 행동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그 한 가지에 얼마만한 진심의 무게를 싣느냐가 관건이다. 아무리 고심 끝에 한 행동이라도 일회성으로 평가받고 가식적이라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진심으로 상대방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빌리 브란트는 독일 총리로는 처음으로 1970년 독일과 폴란드 관계 정상화를 위한 ‘바르샤바 조약’ 체결을 위해 폴란드를 방문하게 되는데, 나치 희생자 기념관에 안내되었을 때 독일에 대한 증오심이 깊게 자리 잡은 폴란드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비에 젖은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은 사건이 있었다. 이것은 ‘브란트의 무릎 꿇기(Kniefall in Warschau)’ 사건이다. 그는 깊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참회를 더할 수 없이 확실한 행동으로 표현함으로써 화해와 용서의 상징으로 역사에 남아 있다. 1970년부터 ‘동방정책’을 내세우며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끊임없이 화해와 친선을 추구해왔다. 그러한 노력 뒤에 이어진 행동이기 때문에 폴란드인들에게 진실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때때로 잘못된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거나 반대로 다른 사람을 오해하기도 한다. 마음을 그렇지 않은데 표현의 방법이 잘못되어 상처를 입거나 상처를 준다. 문자메시지보다 성의 있고 정중한 전화 한 통이 나을 때가 있고, 전화 한 통하기보다는 직접 만나서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차근차근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때가 있다. 또 딱딱한 보고서 스타일보다는 조금 개인적인 편지 스타일의 글이 나을 때가 있다. 그리고 이 처럼 평소 신뢰를 쌓음으로써 한 가지 액션으로 백 마디 말을 소용없게 만드는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 단순하고 간단해 보이는 행동이 팀원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신뢰를 꾸준히 구축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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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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