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인정하면 대화의 꽃이 핀다

입력 2006-08-30 21:11 수정 2006-08-30 21:11
세상 일이 모두 내 생각대로만 될 수는 없다. 만약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은 불행한 일이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다양한 생각과 행동을 함으로써 발전하고 진보하여 왔기 때문이다. 다양성은 그만큼 변화의 동력이 되며 삶의 리듬이 된다. 따라서 남이 내 가치관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생각을 꺾지 않으려 한다 해서 그 사람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운다면 더 이상 대화는 불가능하다. 내 생각을 인정받으려면 타인의 생각도 인정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진정한 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잘 들으면 더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늘 조언을 구한다고 하는 모 기업 사장에게, 사람들이 자신을 찾는 까닭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자기는 자신의 이야기는 간결하게 전달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는 길게 들어주는 것밖에 다른 일은 없다고 했다. 상대방의 말을 절대 말을 끊지 않는 철칙이 있다고도 했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은 바로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말도, 아무리 훌륭한 말도, 아무리 도움이 되는 말도, 잘 듣기 위해서는 마음의 귀가 먼저 열려야 한다. 긍정적이고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자세로 일과 사람을 대하자. 그래도 소통이 원만하지 못할 때는 기다려주자. 아직 상대가 준비가 안 된 모양이라 생각하자.


우선 귀부터 열어두자. 커뮤니케이션에는 ‘말하기’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가 순서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가장 중요한 ‘듣기’에 서툴다. 내가 만들어놓은 편견이나 규칙, 가치관을 벗어난 말에 대해 너그럽지 못하고, 들으면서도 내가 할 말만 생각하느라 제대로 듣지 못한다.


공감하면서 듣는 일은 귀로 말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눈과 가슴으로도 듣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리더들에게 의사소통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공감하며 경청하기 전에 먼저 판단하고 결단하기 때문이다. 부하나 임원들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몇 마디만 듣고는 내 방식으로 판단하고 처방부터 내리는 일이 고쳐지지 않는 한 소통의 길은 닫힌 채로 일을 하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무리 많아도 조금 적게 하고, 내가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얼굴로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너무나 어렵게 생각했던 의사소통 문제나 설득의 문제는 아주 쉽게 풀리기 시작한다. 잘 들으면 절반밖에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라도 3분의 2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와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워진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경청하면 그도 내 이야기를 경청한다. 이는 어느 경우나 변치 않는 원칙이다.

 

나의 사고를 넓혀주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도 남이 내 가치관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생각을 꺾지 않으려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바로 내 앞에서 일하는 동료를 보며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저 사람은 왜 이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고 끓어오르는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자칫 동료에게 가치 돋친 말을 하기도 한다.


늘 자동차로 운전해서 한 가지 코스로 출근했는데, 어느 날 동료가 의외로 빠르고 편리하게 출근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하자.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나 놓쳤을 때 늦어지는 시간, 중간에 정체될 수 있는 상황만 생각하면서 ‘그래도 자가용이 편해. 거리가 얼만데… 자기가 차가 없으니까 그러는 거겠지’ 하면서 ‘나도 해봤는데 더 늦고 불편하더라’는 거짓말까지 슬쩍 보태 동료의 제안을 무시했다면, 당신은 어쩌면 교통비도 덜 들고 소중한 아침 시간을 덜 낭비하는 좋은 방법을 한번도 써먹지 못하고 피곤한 자가 운전으로 출퇴근을 계속하며 힘겨워할지 모른다. ‘그래? 한번해볼까?’ 하면서 바로 하루만이라도 실천에 옮겨보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의외의 횡재에 동료에게 밥을 사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바꿔보자.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의견이 마주치는 상황이 벌어질 때, 나의 의견을 일단 접어두고 상대방의 의견을 심각하게 검토해볼 아량이 있다면 당신에겐 이런 대립 상황이 새로운 사고의 지형을 한 뼘쯤은 넓히는 좋은 기회다. 내가 생각을 더 넓히지 못했는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검토하고 수용하거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만큼의 생각의 지평을 넓히게 되는 것이다. 

 

애정 어린 칭찬에 우선권을 주라
“며느리가 미우면 며느리의 예쁜 발꿈치도 달걀처럼 생겼다고 트집을 잡는다”는 내용의 속담이 있다. 사람이 미우면 그 사람의 장점까지도 어떤 식으로든 트집을 잡는다는 의미이다. 무엇을 해도 못 마땅하고 밉게만 보이는 사람, 살면서 무수히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에 대한 비판이나 판단에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특히 직장에서는 더욱 필요하다. 자칫 사람만 보이고 그 사람이 하는 일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은 잘하는데 인간성이 안 좋은 사람이 있다면, 그래도 잘한 일은 충분히 칭찬하고 격려해야 한다. 평소 평판이 나쁘고 맘에 안 드는 구석이 많이 보이는 사람이 어느날 업무적인 부분에 문제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절대 사람 자체를 매도하는 비판은 삼가야 한다. 정당한 비판과 인신공격은 선을 그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판을 잘 받아들이는 때는 누구나 정당한 칭찬을 받은 후부터이다. 일이면 일, 인간관계면 인간관계에서 잘한 부분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은 후라면 뒤이어 살짝 짚고 가는 비판은 한결 받아들이는 데 거부 반응이 적다. 좋은 상사나 선배는 칭찬부터 한다. 그것도 구체적이고 근거 있는 칭찬을 찾아서 함으로써 부하나 후배들과 신뢰관계를 맺게 된다. 입으로만 형식적으로, 인사치레로 하는 칭찬은 상대가 더 잘 알아차린다. 진심을 가지고 평소 생활하면서 느낀 그 사람의 장점이나 능력을 칭찬해줄 때 그 사람의 기쁨은 크다.


일과 감정을 ‘쿨하게’ 분리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성숙한 사회인이라면 더구나 일터 안에서는 힘들게라도 트레이닝해야 하는 부분이다. 장애나 종교, 정치적 성향에 대한 차이만 차이가 아니다. 나와 조금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 내 마음에 못마땅한 행동을 하는 동료를 한 발 떨어져서 이해하려는 마음, 그 사람이 되어보려는 자세, 상대방이 나와 다른 차이를 인정하는 자세에서 인간관계는 더욱 매끄러워질 수 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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