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부드러운 사람인가?

입력 2006-03-29 10:33 수정 2006-03-29 10:40
디지털 시대는 권위주의로 이끌던 시대와는 결별을 고하는 시대다.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동에게 필요한 이익을 창출해내는 자질이 필요하며 그러한 자질로 부드러움과 따뜻함에 대한 가치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것은 비단 남성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여성들 또한 따로 연출하거나 훈련하지 않아도 되는 부드러운 여성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공길’ 이전부터 불었던 바람
영화 <왕의 남자>가 1천만 관객을 돌파하여 우리나라 영화 흥행신화를 다시 써서 화제다. 영화의 성공을 분석하는 이런저런 기사가 봇물을 이루고 이제까지 잊혀져 왔다시피 한 우리의 전통광대놀음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럼에도 영화의 성공 안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제가 된 사람은 광대 공길역을 했던 배우 ‘이준기’다. 아무리 수많은 오디션을 보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준비된 배우였다고 하더라도 이 신인배우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찬사는 보는 사람이나 받는 본인이나 벅찬 일일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인기배우의 코드를 완전히 바꾸어 완결판을 만들어놓은 배우라는 평가받는다. 원빈, 조인성, 강동원 같은 배우를 잇는 일명 ‘꽃미남’ 스타 대열에 합류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열혈팬들은 그가 단연 돋보인다는 평가도 아끼지 않는다. 웬만한 여자보다 뺨치는 예쁜 외모, 깨끗한 피부, 부드러운 눈길 등이 많은 젊은 팬들을 열광하게 한다. 이렇듯 미디어 스타들의 여성화 현상은 일반인 사이에서 확대 재생산되면서 그와 관련된 패션, 장신구, 화장품, 소품 등의 상품 매출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04년 ‘메트로 섹슈얼’(패션과 외모에 관심이 많아 자신을 가꾸는 남성), 2005년 ‘위버 섹슈얼’(거친 듯 부드러운 남성)에 이어 올 들어서는 여성의 의상이나 머리 스타일, 액세서리 등을 하나의 패션코드로 생각해 치장을 즐기는 남성, 즉 ‘크로스 섹슈얼’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여성의 화려한 패션을 차용한다는 점에서 자신을 남성으로서 아름답게 가꾸던 ‘메트로 섹슈얼’과는 차별화된다.


크로스 섹슈얼 트렌드의 등장 배경에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원인도 함께 가지고 있지만(그것은 일단 논외로 하고) 무엇보다 가치관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는데, 크로스 섹슈얼은 여성스러움을 드러냄으로써 내면적 본질을 찾고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남성의 여성화가 개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숙화 과정으로, 긍정적으로 이해한다는 흐름이다.
 
결국 해님이 코트를 벗겼다
우리 사회는 이제 좋든 싫든 자신의 취향과는 무관하게, 상업적인 계산 아래 이루어지는 스타 미화 작업, 또 하나의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행태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여성적인 코드에 폭발적인 소구력을 갖게 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실제 여성적인 코드나 부드러운 것에 대한 관심은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할 때 긍정적인 자기관리나 효과적인 리더십의 사례로 자주 소개되는 것을 볼 때 그 의미를 새롭게 자기 안에 정리하여 활용할 가치가 있다.


최근 여성적인 리더십, 엄마형 리더십, 부드러운 카리스마, 감성경영 같은 말들은 그냥 하나의 경향으로, 이론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부드러움과 따뜻함, 배려와 이해라는 비권위주의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직의 변화, 개인의 변화, 조직의 성공, 개인의 성공을 두루 아우르는 사례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권위적인 조직 체계와 상명하달식 커뮤니케이션으로 달성할 수 없었던 조직의 목표는 CEO와 함께 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가고 원탁에 둘러앉아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 가볍게 목표를 초과하고 즐거운 일터를 만드는데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센 바람이 나그네의 코트를 벗기려고 하였지만 결국 따뜻한 해님이 나그네의 코트를 가볍게 벗겼다는 동화가 그대로 현실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대나무는 휘어지기도 한다
‘대쪽같은 성격’도 시대와 화합할 때가 있었다. 불의와도 타협할 줄 모르고 언제나 한결 같이 반듯하고 곧은 성격이라는 점에서는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이런 성격은 사고의 유연성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결점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 검정색 아니면 흰색, 부러질지언정 휠 수는 없다는 고정관념, 이런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도 은근히 강요하는 피곤함 등 도무지 타협이나 중용과는 거리가 멀다. 또 이런 성격은 멀리 보고 넓게 보고 다른 관점에서 보고 생각을 창의적으로 하는 일에 서툴다. 자기가 정해놓은 규칙과 규율, 자신의 대쪽 같은 소신이 정해둔 테두리 안에서 움직여야 안심이 된다. 금 밖을 벗어나면 모든 것이 전부 엉망이 되어 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에 그 금을 다시 그리고 진하고 굵게 그리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부드럽고 감성적인 두뇌는 조금 말랑말랑하고 유연해야 활발하다. 창의력이나 창조적인 아이디어 역시 이런 유연한 사고에서 비롯된다. 여러 매체를 통해서 창조적인 인물을 발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그들에게서 공통적인 모습을 찾는 일은 좀체 어렵다. 창조적인 인물이란 저마다 모두 독특하고 특별하기 때문이다. 어떤 한 가지 유형으로 정리할 수가 없다.


이제 조직을 이끄는 경영자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개개인 모두 부드러운 마인드는 타인을 바르게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필수적인 덕목이다. 꽃미남 연예인이 갖는 외적인 부드러움과 차별되는 내적인 소양이 여기서 더욱 필요해진다. 관계 맺기, 유연함, 환경친화성, 평화성, 도덕성 같은 가치를 소중히 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반성하고 평가하고 행동하며 스스로에 대한 신념을 내면화해야 한다.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 사이에는 단 한마디가 필요하다고 한다. ‘~때문에’라는 말이다. 성공한 사람은 “~때문에도 불구하고 했다”라고 말하고, 실패한 사람들은 “~ 때문에 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성공한 사람은 모든 악조건에 대해 변명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돌파한 경험을 보여주는 것이고, 실패한 사람들은 그 대부분의 일들이 할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 변명으로 도배를 하게 된다.


자기 자신이 늘 경직되어 있고 힘이 들어가 있어서 뻣뻣하다면 적당히 힘을 빼라. 주위를 따뜻한 눈길로 돌아보라. 성공한 사람들은 날 때부터 특별해서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니라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켜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갔다고 봐야 옳다. 그 첫 걸음은 자기 자신에게 부드럽고 여유로운 에너지를 넣어주는 것이어야 한다. 부드러운 사람은 포용하고 수용하는 능력이 크기 때문에 그 외연이 크게 넓힐 수 있다.  ‘대쪽’은 딱딱 잘 쪼개지기도 하지만 용도에 따라 부드럽게 휘어 쓸 수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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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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