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타인을 저축하라

입력 2006-01-27 09:41 수정 2006-01-27 09:49
칼럼니스트로부터...

섣달그믐즈음입니다. 1월에는 양력설과 음력설이 같이 있어서 한해를 설계할 시간을 두 번이나 우리에게 전해주네요. 이번 설날에는 가족과, 친척들과, 이웃들과 어울려, 사람의 재발견'을 하며 칭찬과 덕담으로 의미 있는 타인들을 저축하는 시간 가지세요. 그런 의미의 칼럼을 올렸습니다. 오늘도 좋은날!!!

- 충정로에서...전미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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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타인을 저축하라

 

평생에 걸쳐 가족 말고 자신의 모든 것을 진실하게 터놓고 서로 도우며 인간적인 교류를 다한 친구 한 명만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의 인생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온 마음을 다한 진실한 인간관계가 한 인간을 함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고, 그만큼 그런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는 일이 간단하게 쉽지 않다는 의미기도 하겠다. 사람은 사람 속에서 상처받고 힘들고 어렵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은 사람 속에서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느낌 절반 이상이 오는 것 아닐까. 따라서 살면서 내내 의미 있는 타인을 저축하는 일은 가장 훌륭한 재산을 모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장사꾼처럼 굴지 말자
 “오늘 끝나고 맥주 한 잔씩 어때? 저번에 내가 샀으니까 오늘은 김샌다씨가 사지. 김샌다씨, 너무 오랜만이지? 돈 낼 기회를 줬어야 하는데….” 


술자리에 가기도 전에 꼭 이렇게 술맛 떨어지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늘도 또… 하고 김샌다씨는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자기가 살 테니 맥주 한 잔씩 하고 가자고 하려던 참인데, 그걸 참지 못하고 냉큼 꼭 집어 말하고마는 그가 얄밉다. 어렵사리 무엇인가 부탁하려고 하면 “어디 그게 맨입을 되나? 이거 해주면 김샌다씨가 오늘 저녁밥 사나?” 이런 식이다. 이제 김샌다씨는 그와 가까이하는 일이 꺼려진다.


한 치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 주는 게 있으면 그때그때 되받으려고 하고, 제대로 못 받게 생겼다 싶으면 꼭 말을 해서라도 받으려고 하고 나중에라도 서운했다고 기어이 집고 넘어간다. 목적이 없으면 사람 만나는 일도 대강대강 건성, 내게 도움 되는 일이 없다 싶으면 야박하다. 이런 극단적인 사람은 흔하지 않다 해도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금씩은 이런 계산을 하고 산다.


그 모든 경우를 탓할 수 없지만 진정으로 바람직한 인간관계는 적당히 손해 보는 가운데 일어난다. 타인을 생각하다보면 내가 조금 불편한 것도 감수하고 배려하기 위해서 부지런도 떨어야 하고 연거푸 계속 돕고 베푸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꼭 목적이 있는 인간관계가 나쁜 것은 아니다. 자신을 이끌어주는 사회적 스승을 두고 도움을 받는 ‘멘토링’은 의미 있는 목적이며 필요한 일이다. 다만 이 멘토링 안에서도 인간적인 진실함이 서로 통해야 하고, 도움을 주는 ‘멘토’나 도움을 받는 ‘멘티’ 모두 조금씩 먼저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양쪽 모두 그 손해를 즐겁게 감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직장생활 안에서 좋은 인간관계도 그러한 즐거운 손해를 통해 만들어갈 수 있다. 생각해보면 좋은 인간관계, 오래오래 함께 갈 사이, 살벌하다 말하는 직장 내에서 어느 부분 내 가족과 같은 사람 모두 나나 그가 제 실속부터 차리지 않고 타인의 실속부터 챙겨주었던 데 있었을 것이다. 결국 손해가 아니다. 이러한 이타적인 관계는 결국 서로에게 더욱 좋은 에너지가 되는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먼저 불러주어야 한다
생각해보면 좋은 사람과 관계를 시작하는 길은 간단하다.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다. 먼저 이름을 불러주고 인사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필요한 도움을 주는 일이 시작이다. 마음이 닿는 사람이 있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표현하는 것이다. 적당한 거리에서 무난한 방법으로 편안하게. 친하고 싶다고 너무 자주, 너무 부담스러운 방법으로 넘쳐서는 곤란하다. 


어느 교육 관련 회사 총무과에 근무하는, 이제 직장생활 4년차가 되는 J씨는 신입사원 시절부터 사내에서 인사 잘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옆으로 스치는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몇 마디 대화를 나눠야 하는 경우에는 잘 모르는 사람에게라도 먼저 “무슨 과의 누구입니다”라고 기본적인 자기 소개를 빠뜨리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나중에는 그다지 그와 안면이 많지 않은 직원들조차도 “J씨죠? 안녕하세요.” 하고 전부터 잘 알고 지내온 사람처럼 대하더라는 것이다. J씨의 일에 업무 협조가 잘 되는 것은 물론이고 몇몇은 업무 아닌 일로도 회사 밖에서 친분을 쌓기도 한다.


인간관계를 자신의 일 안에서 한정짓지 않고 일 밖에서도 찾아 폭넓은 시도를 해야 한다는 말도 의미가 있지만, 사실 사람관계를 일과 일 아닌 사이로 분류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업무와 관련된 사람들과 보내야 하는 직장인들의 경우에는 일 밖의 사람과 친분을 쌓고 좋은 관계를 이어가라는 것도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런 경우 먼저 자신의 주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필요하다. 다만 그 관계를 일 안에서 한정짓지 말고 일 밖으로까지 끌고나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않을 때 정말 지속적이고 돈독한 인간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내가 먼저 일어서서, 내가 먼저 손 내밀고, 내가 행동하는 것, 이러한 능동적인 부지런함이야말로 앞서 말한 긍정적인 손해이다.

 

미운 사람에게 떡 하나 더 주어야 한다
“불만을 접수하는 소비자를 잡아라. 그 사람이야말로 우리 상품, 우리 회사의 영원한 소비자가 될 가장 좋은 사람이다.”

상품과 회사에 실망하고 불만이 쌓이고 고발하겠다고 으름장 놓는 소비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분기탱천한 소비자의 근본적인 분노를 친절하고 빠르게 성의를 다하여 해결해주고 더 나은 서비스를 꾸준히 보여주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애프터서비스가 척척 친절하게 잘 되는 회사,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소비자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회사로 그 소비자는 영원히 이 회사제품의 팬이 될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싫지만 안 보고 살 수 없는 사람, 내게 좋지 않게 하는 사람, 짜증나게 일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만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이유도 가지가지다. 그러나 나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만큼 그 사람과 가장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아마도 그렇게 극적으로 회복한 관계는 평생 간다고 해도 좋다. 


늘 나만의 잣대로, 내 고정관념으로 사람을 보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자. 조금 다르게 보면 달라서 싫었던 것이 다르기 때문에 더 좋게 보일 수도 있다. ‘사람의 재발견’이 필요하다. 다르게 보기, 새롭게 보기, 좋은 점 찾기, 먼저 잘해주기 같은 방법은 나의 인간관계를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고 맺힌 데 없이 펼쳐가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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