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상황에 따라 일의 목적이 다르다.
흔히 20대까지는 공부하고, 30대부터 50대까지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고 한다.
30대 이후는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양육하기 위해서는 머물 공간부터
입고 생활하는 돈이 필요하다.
열심히 일했지만 항상 부족했던 시기인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했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가 없었다.
앞만 보고 달렸다는 말을 즐겨 사용할 만큼 바빴고 여유가 없었다.
50대가 지나면 돈의 의미보다는 일 그 자체에 의미가 커진다.
우선, 가족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롭다.
직장에서도 직책, 일의 경험, 업무의 가치와 담당자들을 잘 알기 때문에 여유가 많다.
자신이 했던 직무에 대한 전문성과 사회로부터의 인정이 보다 중요한 가치가 된다.
체력적으로 많이 약화되어 가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몰입으로 밤을 새울 수 있는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일을 통한 성취감과 내가 해냈다는 자부심이 더 도전하게 하고 일의 깊이를 더 한다.
50대와 60대를 지나 현직에서 퇴직하고 나면 일에 대한 의미가 바뀌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에서 사회가 인정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로의 전환이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내 돈을 써가면서 그 일을 한다.
혹자는 노후대책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살아있는 것이 부담이고,
다른 사람의 도움만 받을 뿐 내가 도와주는 일이 없다면
그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는가?
대장암 진단을 받고 충격에 빠진 지인은 딸의 결혼식까지는 살아
아버지로서 의무를 다하고 싶다고 했다.
10시간이 넘는 대장암 수술을 견뎌내고 20kg 이상 마른 몸으로
딸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지인을 보며 여러 생각에 잠겼다.
아버지 학교의 조장으로 봉사활동을 할 때의 일이다.
한 어르신이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구타와 심한 욕설을 듣고 가출하여
한 번도 아버지를 만나지 않다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니
그렇게 눈물이 났다고 술회한다.

떠나기 전에 풀어야 할 것이 있고, 남겨야 할 것이 있지 않겠는가?
나에게 시한부 삶이 주어진다면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항상 건강하기 때문에 건강이 이유가 되어 세상을 떠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6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남의 도움만 받고 살았을 뿐,
남긴 것을 생각하니 한숨만 나왔다.
살아가는 그 자체에 몰입되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머물 집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고,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바빴다.
직장이 수익의 원천이었기 때문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이었다.
이제 아이들도 성장하여 가정을 이루고, 그렇게 매달렸던 직장을 떠나
아내만이 반기는 가정에 돌아와 하루를 보내며
아등바등 살아온 지난날을 돌아본 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보다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의미 있는 그 무엇을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죽는 그 날까지 직장에서 일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을 남길 것이며, 떠나는 순간,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는가?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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