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지마 주민의 발 페리보트

"오하요 고자이마스"(일본인들의 오전 인사) 라고 웃는 얼굴로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배낭 뒤에는 바늘에 찔려가며 꿰맨 태극기와 일장기가 햇빛을 받아 선명하다. 덜 마른 양말이 배낭 뒤에서 흔들거린다. 만나는 사람들과 밝게 나누는 인사한마디 이것이 민간외교다.

미세 먼지 하나 없이 파란 하늘 하얀 구름 아래 흩날리는 벚꽃잎을 보며 걷는 것이 행복하다 각자 생업에 바쁜 가운데 손을 흔들어주고 길을 물으면 친절하게 응대해주는 그들이 고맙다.

"일본어를 참 잘하시네요. 한국인인 줄 몰랐어요" 40년 내공의 일본어가 도움이 된다. 하기야 이것 하나 믿고 이번 여행에 무모하게(?) 나선 것이다.

주변에서는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 최근의 악화된 한일관계에서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혼자 몸으로. 일본 친구는 말했다. 일본의 젊은이들도 K팝의 고장 한국에 가면서도 부모님에게는 대만에 여행 간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이 모두가 기우다. 언론이 전하는 일부 현상을 보고 서로 오해를 하는 것이다. 대다수 양식 있는 국민들은 양국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나는 그런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의 마음을 전하고자 이곳에 왔다. 답은 현장에 있다. 만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친절하다

갈등을 만들어내고 조장하는
정치권이 한심하고 안타깝게 생각된다. 하기야 양국 관계가 평화로우면 정치권이 나설자리가 없으니.

갈등을 만들어 내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또 해결에 나서면서 또 관심의 한가운데 서고. 이것이 정치인들의 하는 일이다. 반일 혐한은 민족감정을 자극하며 국민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크니. 표를 늘 생각하는 그들은 이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그 사이에 양국을 넘나드는 년간 1,000만 명의 국민들이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하고 경제는 멍이 든다. 그리고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커진다.
더이상 악화시키지 말고 이제 출구전략을 위해 양국 정치권이 나서기를 기대한다.

미야자키 대학의 지인과 토종닭 회 만찬

가고시마의 게스트 하우스는 지은지 50년이 넘었다고 한다.
관리하는 아주머니가 60대 후반 같은데 아직도 현역이다 일손이 부족하여 초등학교 4학년짜리 손녀딸까지 나서 저녁식사 서빙을 돕는다

화산재가 연중 날아오는 이곳 사쿠라지마에서 생활하기가 불안하고 불편하지 않냐고 물어보았다

오래 살다 보니 생활의 지혜가 생겨 불편한 일이 없다. 조금 지나 더워지면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화산재가 이곳으로 날아온다. 하지만 그때는 실내에서 빨래를 너는 등 익숙한 일이다.

섬사람들이 대부분 육지에 나가서 일을 하는데 편도 15분 걸리는 페리보트가 도시의 전철처럼 자주 다녀 불편함이 없다고 자랑했다.

그녀는 분화가 없으면 오히려 불안하다 한다. 조금씩 내뿜는 것이 오히려 대폭발의 걱정을 줄여준다고 한다. 하기야 우리 역시 언젠가는 분명히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늘 생각하며 사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일손부족이 현저하다 두 번째 방문 지역 미야자끼에서는 일할 사람을 찿지 못해 월 화요일은 쉰다고 하며 인근의 저렴한 호텔을 소개해주었다.

달리는 차창으로 보이는 사쿠라지마

4/1 서울을 떠나 4일째 가고시마 미야자키를 거쳐 세 번째 지역 구마모토에 왔다

최근의 악화된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3.1 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아 숙명적인 이웃나라 일본과의 향후 100년을 위한 바람직한 관계 정립을 위한 방안을 성찰해보겠다는 거창한 포부를 가지고 떠난 도보여행이었다.

작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킬로를 완주할 때도 품고 갔던 화두에 대한 답을 찾았다. 걷는 가운데 생각이 깊어지고 육체적인 고통 가운데 깨달음이 온다는 것을 경험했다.

목적지 북해도의 삿포로까지 이동거리 약 4,600킬로 내발로 걷는 거리는 1,500킬로 정도를 목표로 삼고있다. 좋은 도보여행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참고로 게스트 하우스가 1박에 3,000엔 안팎이다. 시설이 다소 낡기는 했지만 필요한 것은 다 있고 무엇보다 뜨거운 물이 철철 넘치는 대욕탕이 있어 지친 몸을 힐링하기에는 최고다. 일본은 온천의 나라다.

보통 이틀 전에 전화로 예약을 하는데 요즘이 비수기인지 2층 침대의 도미터리가 아닌 독방을 주었다. 지역별 유스호스텔 리스트는 홈페이지에 나와있으며 비회원도 나이 관계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곳 큐슈지역에서는 전용 레일패스를 구입해서 저렴하게 일반열차와 신간선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허남정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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