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 십 리 벚꽃·2

                                        고두현


 

쌍계사 벚꽃길은 밤에 가야 보이는 길

흩날리는 별빛 아래 꽃잎 가득 쏟아지고

두 줄기 강물 따라 은하가 흐르는 길

 

쌍계사 벚꽃길은 밤에 가야 빛나는 길

낮 동안 물든 꽃잎 연분홍 하늘색이

달빛에 몸을 열고 구름 사이 설레는 길

 

쌍계사 벚꽃길은 둘이 가야 보이는 길

왼쪽 밑동 오른쪽 뿌리 보듬어 마주 잡고

갈 때는 두 갈래 길, 올 때는 한 줄기 길

 

꽃 피고 지는 봄날 몇 해를 기다렸다

은밀히 눈 맞추며 한 생을 꿈꾸는 길.

 

 

쌍계사 십 리 벚꽃길은 함부로 가지 말아야 한다. 혼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것도 밤에는 절대로 안 된다.

‘흩날리는 별빛 아래 꽃잎 가득 쏟아지고/ 두 줄기 강물 따라 은하가 흐르는’ 길을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낮 동안 물든 꽃잎 연분홍 하늘색이/ 달빛에 몸을 열고 구름 사이 설레는’ 그 길을 차마 혼자 가서는 안 된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그 위험한(?) 길을 그래도 꼭 걸어보고 싶거들랑 마음에 새겨 둔 사람과 두 손을 꼭 잡고 가야 한다. 그렇게 ‘왼쪽 밑동 오른쪽 뿌리 보듬어 마주 잡고’ 가다 보면 ‘갈 때는 두 갈래 길’이 ‘올 때는 한 줄기 길’로 변한다.

젊은 연인이 이 길을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해서 ‘혼례길목’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그래서 쌍계사 십 리 벚꽃 길은 ‘꽃 피고 지는 봄날 몇 해를 기다렸다/ 은밀히 눈 맞추며 한 생을 꿈꾸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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