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는 정기총회 행사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STO 허용 청원”을 정부의 ICT샌드박스에 제안하기로 하는 협약식을 가졌습니다.

협회가 나서서 이런 행사를 주도하게 된 배경은 최근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과 투자 열기가 심각하게 낮아진 것에 이유가 있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사업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물으면 한결같이 자금 부족을 이유로 듭니다. 그만큼 사업 자금 조달은 사업가의 숙명입니다.

그런데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들이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투자를 약속했던 투자자들이 투자 약속을 번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실 투자라는 것은 부채가 아니기에 형편이 바뀔 경우 투자를 포기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투자자는 투자를 이행하기 곤란한 상황이 될 경우, 투자를 약속했던 회사(특히 스타트업)에 반드시 약속한 투자 일정보다 앞서 투자 철회를 통보해 주어야 합니다.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사업 경험이 일천하며, 사회경험도 부족하기에 투자자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플랜 B를 마련해 놓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업 초보자들에게 믿었던 투자자의 급작스런 변심은 단순히 일시적인 자금 부족이나 개발 일정의 지연이 아닌 자칫 영위하던 사업체의 부도나 폐쇄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투자는 포기하면 그만이지만, 스타트업에게는 당장 급여 지급을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에 스타트업 대표 입장에서 투자자의 변심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일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섣부른 투자 약속을 해서는 안되며, 약속했던 투자자금 마련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보일 경우, 서둘러 해당 업체에 통보 함으로써 스타트업이 대응책을 마련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을 사고 팔면서 계약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어느 일방이 약속을 못 지킬 때는 떼이게 되거나 계약을 취소 할 경우 배로 배상하게 되는데, 부동산의 특성상 금액이 크고, 계약금으로 받은 돈으로 또 다른 부동산의 계약금으로 치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내가 계약을 이행 못하는 바람에 연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특약사항에 손해배상에 대한 조항이 명확하게 들어있어야 하지만, 대부분 부동산 계약서에는 계약금에 대한 손해배상 특약이 포함되어 있어 계약금을 떼이거나 배상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이라는 행위는 대단히 어려운, 그리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 중 하나이며 계약 불이행에 따른 책임이 수반되는 행위입니다.

약속은 귀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계약서까지 작성한 투자 약속은 훨씬 강력한 믿음을 갖는 게 당연하므로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에 섣부른 약속이나 투자 계약을 해서는 아니되며, 일단 계약 했다면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어려움이 아닌 이상 반드시 이행되어야 합니다.

그 어떤 약속이나 계약이라도 책임이 따르며, 계약이나 약속의 불이행은 상대방에 대한 결례를 넘어 상대방에게 위해(危害)가 될 수 있는 위험한 행위입니다.

그 반면에 스타트업의 대표들은 아무리 신뢰할 만한 투자자의 약속이나 계약이라도 항상 플랜 B를 준비하고 있어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자금이라는 것은 내 손에 쥐여지기 전까지는 절대로 신뢰해서는 안됩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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