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수년 전, 동료 선수 Rio는 빛의 속도로 도착하는 한국발 우체국 EMS 택배를 보고, 아래의 요지로 트윗을 남겼다.

“한국 우체국(K-Post) EMS는 놀라워(Amazing).”

산더미처럼 쌓인 박스마다 확연히 드러나던 붉은 빛 우체국 마크. 써 본 사람은 다 아는 EMS의 신속 정확함.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시간과 거리를 완전히 무색하게 하는, ‘빨리 빨리’ 버전의 택배 배송의 힘은 수년 전, 빙그레 웃음짓게 하는 트윗 한 줄로 증명된 적 있다.

그런데, 외국에 서류를 송부해본 경험이 있다면, 우체국 EMS보다 더 익숙한 이름이 있을 것이다.

Fedex.

Fedex는 마치 해외 배송의 상징처럼 ‘해외 배송’ 이 필요한 순간만 되면, 너도 나도 마치 반드시 해외배송 시에는 Fedex 사용해야 하는 의무조항이라도 있는 것처럼 애용되는 운송업체로, 특히, 서류 송부의 경우는 Fedex가 우체국 EMS보다 애용되는 것 같다. 가격이나 배송 시간 등의 자세한 기준을 따지기 이전에 일단 먼저 고려의 대상이 되는 듯 하달까.

그런데, 우리는 우체국 EMS가 더 사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비싸도 국산 쓰라’는 어르신들 말씀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 거래가 많아질수록 노하우(Know-how)가 쌓이는 산업이기 때문에, 이 산업에서 1등이 되려면, 무조건 거래의 수가 많아야 한다. 그만큼 쌓이고, 그만큼 기업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거래의 수와 더불어 거래의 질도 관리해야 한다. 커버하는 범위가 넓다는 것이 질 높은 운송업의 핵심이 된다. 아무리 오지라도, 단 한건의 서류라도 일단 맡기면 정확하게 전달된다는 믿음. 이것은 운송업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래서 아무리 해외 오지 지역에 맡기더라도, 우체국 EMS는 도착하더라는 믿음이 생기면, 그 이상 경쟁자는 없다. 이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거래가 많아야 한다.

해외 배송 산업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것은,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하여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한 가지 첨언을 하고 싶어서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우체국을 완전히 민간 사업체를 평가하는 잣대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고, 같은 견지에서 블록체인 생태계에 정부가 일조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하고 싶다.

수익률을 계산하는 방법이야 까다롭고 복잡하지만, 거칠게 말하자면, 수익률이란, 매출(Revenue)이 비용(Expense)에 비해 많은지 적은지, 그래서 이윤 (Margin)이 얼마나 남는지에 대한 관찰이다. 이 지표는 사업을 영위하는데 가장 중요한 척도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이 지표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가령, 우체국 EMS 택배를 수익률로만 평가한다고 생각해보라. 매출은 높고 비용이 낮아야 하고,일단, 거래가 많이 일어나야 수익이 난다. 거래당 이윤을 계산해야 하는 비즈니스 구조에서는 거래가 많은 것이 최고다. 인구가 많은 지역이 최고이고, 택배를 자주 이용하는 연령이 많은 것이 최고이다. 이 논리라면, 인구의 밀도와 성격이 다른 지역은 배제될 것이다. 도서 산간 지역의 인구는 노령 인구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택배 라이프로부터 상당히 차별당하고 있다. 거래(Transaction)가 일어나지 않는다.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다. 그 지역은 배제된다.

이것은 우체국 EMS 에게 Best Choice인가? 그렇지 않다. 민간 택배는 도저히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서 감당할 수 없었던, 그래서, 우체국 택배만이 할 수 있었던, 도서 산간 지역을 관리하는 인프라, 각종 노하우(Know-how)는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사라지는 인프라의 예로는 우체국 출장소 같은 작은 사무실, 사무실과 우편물 집중국을 오가던 차량 기타 우체국 직원들이 있다. 오지 지역의 출장소를 수익률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거기까지 네트워크가 닿아 있다는 것 자체가 우체국 택배가 민간 택배와 비교되는, ‘한 끗’ 다른 강점(Pros)이다. 그런데, 결국 수지타산의 일률적인 잣대만으로 그 지역 출장소가 폐쇄되고, 결국 그 지역 사람들은 해당 서비스의 혜택으로부터 배제된다면, 이윤이 남는 지역만 택배가 돈다면, 일단, 지역간 삶의 질의 차이가 국가의 관리를 통해 균형이 맞추어 질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질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갑자기 도서 산간 지역의 인구밀도가 바뀌기 시작한다면, 그 때는 다시 도서 산간 지역의 인프라를 다시 재정비 해야 한다. 돈, 시간, 노력이 더 든다. 즉, 수익률 측면에서도 잠재적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 탓에 수익률의 감소 효과를 방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가 특정 산업만 장려할 수는 없으나, 초창기 사업을 진흥하기 위하여, 한시적이나마 장려 하는 측면에서는 특정 산업 창업자들에게 투자할 수도 있고 (성장금융펀드 등), 창업자들에게 한시적이나마 조세특례조항을 적용시켜줄 수도 있다 (벤처활성화에 관한 각종 법률). 나는 블록체인에 관한 정부의 투자가 있다면, 그 투자 대상이 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거시적 관점에서 일부 소외된 지역, 일부 소외된 계층, 일부 소외된 세대를 위한 기술 창업이길 바란다. 정부의 정책에 일조할 수 있는 창의적인 프로젝트라면, 수익률이라는 일률적인 잣대 외의 척도가 있을 것이다. 지표를 다양화하여, 평가되는 항목이 세부적이라면, 매번 코인에만 연연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보다 풍부하고 다각화된 프로젝트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려는 여러가지 각도에서 시작할 수 있다. 투자금을 일회적으로 수혈해주는 일은 정부 차원에서 일어나는 투자로서는 격이 떨어진다. 일단, 생태계 조성의 관점에서 정부는 신뢰할만한, 변경이 쉽지 않은 그런 입장을 천명해주고, 그 다음, 장려 수단으로서의 투자를 관리할 때, 민간 자본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점을 어필했으면 한다. 사실, 블록체인이라는 말만 빼면, 정부의 보조금 등은 유사하게 잘 운영되고 있다. 그런 장점을 잘 살려서, 정부가 이 생태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면, 그 때에는 민간 펀드의 운용과 궤를 조금 달리하여, 보다 풍부하고 창의적인 프로젝트가 다방면에서 발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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