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한 정월대보름

예부터 우리 민족은 정월대보름을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로 여겼다.
오늘은 정월대보름을 맞이하여 정월대보름 인사말부터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속담, 풍속, 음식까지 살펴보자.
우선 정월대보름 인사말로는
“2019년은 대보름 같은 크고 밝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올 한해도 풍요로운 한 해가 되세요.”
“올해도 건강하시고 보름달처럼 포동포동한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정월대보름 부럼 깨기로 올 한해 만사태평하세요.”
“정월 대보름에 소원 빌고 만사가 뜻대로 되시길 바랄게요!” 등등 다양하다.

지역마다 다른 정월대보름을 풍속도

충청북도에서도 열나흗날 밤 ‘보름새기’를 하는 곳이 여러 곳 있다.
전라남도에서는 열나흗날 저녁부터 보름날이 밝아야 운수가 좋다고 하여
집안이 환해지도록 불을 켜놓으려고 한다.
배를 가진 사람은 배에도 불을 켜놓는다.
경기도에서도 열나흗날 밤 제야(除夜)와 같이
밤을 새우는 풍속이 있고,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고 해서 잠 안자기 내기를 하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 전체 세시풍속에 4분의 1을 차지하는 정월대보름 풍속


그중 하나인 부럼 깨기는 정월 대보름 아침, 견과류를 나이만큼 깨무는 풍속이다.
달맞이는 정월대보름날 횃불을 들고 뒷동산에 올라가 달이 뜨면 소원을 빌었던 풍속이다. 그리고 더위팔기는 정월 대보름날 아침 해뜨기 전 만난 사람에게
“내 더위 사가세요!”라고 팔았던 풍속이다.
이외에도 들판에 쥐불을 놓으며 해충의 피해를 줄였던 쥐불놀이, 지신에게 고사를 지냈던 지신밟기가 있다. 지방에 따라 아직 이러한 풍속이 남아 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참여해보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풍속들이 많다.

오늘나라지 이어져 오는 풍속

아이들은 14일밤에 집집으로 밥을 얻으러 다녔다. 그리고 새벽에 '용물뜨기'를 하는데, 용물뜨기란 정월 대보름 새벽에 우물물을 떠오는 것이다. 이 행위는 집안에 복을 가지고 오는 것을 의미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용물뜨기는 농사에 필요한 물과 관련된 속신 행위이다. 즉 비를 상징하는 용과 마르지 않는 우물에 대한 기원에서 유래한 풍습이라고 할 수 있다.
대보름 자정에 이르러서는 달집태우기 및 쥐불놀이를 이어하며 풍년을 비는 행사를 끝으로 대보름을 마무리 짓는다.

부럼깨기와 귀밝이술 마시기의 유래

정월 대보름에는 만사형통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며 아침 일찍 부럼을 나이 수만큼 깨물어 먹는 관습이 있다. 이를 '부럼깨기'라고 하는데 부럼을 깨물면서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비는 관습이 여전히 남은 것이다. 실제로 견과류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고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 뿐만 아니라, 적은 양으로도 높은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는 견과류를 먹음으로써 건강을 챙길 수 있었기때문에 이러한 관습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이른 아침에 부럼을 깨는 것과 동시에 찬 술을 마시는 관습인 귀밝이술은 이름에서 추측 가능한데로 귀가 밝아지고 귓병을 막아준다. 그리고 1년간 좋은 소식만을 듣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주기 위한 술이다. 그래서 이명주라고도 한다.

오곡밥과 나물음식을 먹는 지혜

우리 조상님들은정월대보름에 오곡밥과 볶음 나물을 꼭 먹었다. 오곡밥은 지역마다 다른 곡식을 넣어 지었으며 충청도와 경기도에서는 찹쌀, 팥, 콩, 차조, 수수를 넣었고 다른 지방에서는 보리쌀로 대체했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나물의 종류가 달라지지만 보통 9가지와 10가지의 나물을 먹었으며 이 역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먹은 것으로 보인다.

정월 대보름과 관련된 전설

정월 대보름의 기원과 관련된 전설 중에 '사금갑'(射琴匣)이 있다. 원전은 삼국유사 기이 제 1편 소지왕 이야기다. 신라 시대, 임금 소지왕이 정월 대보름에 행차하기 위해 궁을 나섰는데, 갑자기 까마귀와 쥐가 시끄럽게 울었다.
그리고는 쥐가 사람의 말로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가 보옵소서."
그러자 임금은 신하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가게 했다.
신하가 까마귀를 어느 정도 따라가다가 어느 연못에 다다랐을 때,
돼지 두 마리가 싸움을 하고 있었다.
신하는 돼지 싸움을 보다가 그만 까마귀를 놓쳐 버렸다.
잠시 후에 연못에서 노인이 나와서 신하에게 편지봉투를 주고는
"그 봉투 안의 글을 읽으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읽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입니다."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신하가 궁에 돌아와 임금에게 편지 봉투를 주면서
연못의 노인이 한 말을 전했다.

진퇴양난인 임금을 도운 신하

임금은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단 한 사람이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편지를 읽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일관이 이렇게 아뢰었다.
"전하, 두 사람이라 함은 보통 사람을 말하고,
한 사람이라 함은 전하를 말하는 것이니, 편지의 글을 읽으시옵소서."
일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임금은 편지를 꺼내서 읽어 보았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射琴匣(사금갑: 거문고 갑을 쏘시오)'
임금은 곧 거문고 갑을 활로 쏘았다.
그리고 거문고 갑을 열어 보니 두 사람이 활에 맞아 죽어 있었다.

거문고 속의 왕비와 중

이 두 사람은 왕비와 중이었는데, 중이 왕비와 한통속이 되어 임금을 해치려 했던 것이었다. 그로부터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이후 이 찰밥이 발전해 약밥이 되었다. 왜 까마귀만 챙기냐면 쥐, 돼지는 십이지신에 들어가서 따로 기리는 일이 있었으나 까마귀는 그렇지 않기에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개 보름 쇠듯 한다'란 속담의 의미

정월 대보름에는 집에서 키우는 개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날 밥을 주면 개의 몸에 벌레가 꼬이고 쇠약해진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잘 먹지 못한 채 지내는 모습을 뜻하는
'개 보름 쇠듯 한다'란 속담이 생긴 듯 하다.
옛 풍속으로 보름날 아침에 키우는 소에게 나물과 쌀밥을 줘서 한해 농사일을 점치는 일도 있었다. 소가 밥을 먼저 먹으면 풍년이,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정월대보름에 쓰이는 다양한 속담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는 속담도 있다.
객지에 나간 사람이라도 정월대보름에는 꼭 고향에 돌아와야 한다는 뜻이다.
정월대보름만큼은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조상님의 생각이 담겨 있는 듯 하다.
정월대보름은 불교에서 승려의 동안거가 끝나는 날이기도 하다.
밸런타인 데이가 이 날에 겹치면 ‘보름타인데이’나 ‘부럼타인데이’라고 바뀌어 불리기도 했다. 우리민족에게 크고 깊은 의미를 갖고 있는 정월대보름을 맞이해서
“2019년은 대보름 같은 크고 밝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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