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술 마시기

입력 2011-06-13 21:28 수정 2011-06-14 09:28





혼자
술을 마신다

혼자 마시는 이유는
같이 마실 친구가 없어서이다

있던 친구 다 외국 가고 죽고 싸우고
더러는 연락이 끊겨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이젠 술집에 가서 혼자 마시기도 철이 너무 들어서 싫다
술집에 남자 혼자 가서 술 마시면 매상을 생각하기보다는 좀 이상하게 생각하다

어차피
가벼운 주머니
돈 들어갈 필요도 없고


이 눈치 저 눈치
눈치 볼 필요도 없고
그저 나 혼자 편하면 그뿐이더라


이제 이 늙은 나이에
모두 다 떠나고 사라지고 변해버린
이 삭막한 세상에서 더 이상 무얼  더 바라랴


애써도 가슴 아파도 기원해도
아무 소용없는 것임을 아는 이맘 때쯤이면
그저 조용히 아무 불평없이 혼자 막걸리 한병 마시면 족하리

 

배우자도 한 때
자식도 한 때
애인도 한 때
친구도 한 때
다 한 때이다
흐르고 변하고
버리고 외면하는
당연한 이 세상에서
너 혼자 무얼 원하랴
무슨 영광을 영화를 행복을
바라고 갈구하고 얻으려 애쓰랴


가자
혼자 가자
이젠 버리자
이젠 다 잊어버리자
아무 것도 원하지도 추구하지도
아무 것도 간구하고 이루려고 애쓰지 말자
어차피 인생  뭐 있어?  다 그렇고 그런거야! 너만 몰랐던 거야...

 

애쓰지 말자
마음 떠난 애인을
되돌리려 애걸복걸 안달복달
앙가슴에 억하심정 조바심에 속 끓이지 말자
가면 가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그저 있는 동안 있을 때만 잘 하자
있을 때에도 다 하지 못한 사랑이 떠나간 뒤 늘 후회되고 애절한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잖니


다 그렇고 그런 것이란다
너만 몰랐거나 일부러 아닌 것처럼
너는 다른 사람과 다를 것이라고 혼자 도취한 것이란다
이제부턴 부디 철들자꾸나 사랑이란 인생이란 다 그렇고 그런 싸구려란다
꿈꾸지 말 것! 기대하지고 말 것! 맘 주지 말 것! 몸 주지 말 것 ! 마지막!! 영혼 주지 말 것 !!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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