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초기 단계에 공동 창업자로 구성된 작은 팀으로 시작해서 직원을 하나둘 고용하며 점진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직원이 많지 않기에 조직원들 간의 의사소통과 공통된 목표 공유가 원활히 이루어진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할수록 직원의 숫자 또한 자연스레 늘어나게 되고 이는 원활하지 않은 소통으로 이어진다. 초기와 달리 직원들이 공동 창업자와 대면하여 이야기할 기회가 많지 않아 진다. 결과적으로 조직원들은 스타트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못 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된 목표 관리 프레임워크가 바로 OKR (Objective & Key Result 혹은 목표 및 핵심 결과지표)이다.

인텔에서 처음 만들어진 OKR 프레임워크가 처음부터 널리 사용된 것은 아니다. 구글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벤처 캐피탈인 KPCB에서 일하던 존 도어가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OKR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볼 것을 권유했다. 이는 곧 구글에서 사용되는 많은 프레임워크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며 지금까지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구글을 시작으로 다른 실리콘밸리 기업인 트위터, 징가, 링크드인 등에서 활발히 사용이 되기 시작했고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목표 관리 프레임워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스타트업은 OKR을 통해 분기 혹은 반기와 같은 특정한 기간 동안 이뤄낼 목표를 설정한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 중에 초기에 작성했던 OKR에 기반하여 점수화한 지표를 기준으로 설정된 목표가 얼마나 달성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즉, OKR은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에서 구성원들 모두 초기에 설정된 목표에 집중하고 자신들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준다고 볼 수 있다.

좋은 OKR은 쉽게 설정되지 않는다. 회사 차원의 장기적인 퍼포먼스 및 목표뿐만 아니라 이를 제대로 성취하기 위해서는 팀 단위에서 어떠한 방법을 취해야 하는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용뿐 아니라 형식 또한 중요하다. OKR 중에 O에 해당하는 목표(Objective)는 조직이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쉽고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만약 목표가 여러 가지 방향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면 이는 커다란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KR에 해당하는 핵심 결과지표 (Key Results)는 목표를 얼마나 이뤘는지를 보여 줄 수 있는 수치화된 지표다. 이 둘을 설정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은 확실히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 어느 정도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목표의 70%를 달성하게끔 설정한다. 지속해서 팀원의 도전 의식을 북돋을 만한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더 빠르게 성장하게끔 하는 것이 OKR의 핵심이다.

OKR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인스타그램이라는 예를 이용하여 알아보자. 이들의 목표가 “유저당 동영상 시청 시간을 증가”라고 가정해보자.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동영상 로딩 시간 20% 단축", “보유한 동영상의 숫자를 10% 증가", “동영상 추천 머신러닝 모델의 정확도 5% 향상” 등의 핵심 결과지표를 설정할 수 있다. 목표 하나만 보면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지만, 세분화 된 핵심 결과지표를 세움으로써 목표를 어떻게 달성해야 할지에 대해 누구든지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둘은 현재 진행 상황과의 비교 없이는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설정된 목표와 핵심 결과지표를 실제 진행 상황과 비교하여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했을 경우 0, 목표를 다 이뤘을 경우 1의 수치가 나오는 평점을 통해 일반적으로 진행 상황이 성공적인지에 대해 평가한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목표의 70%를 이룰 수 있는 목표 설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평점 0.7을 받으면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OKR의 가장 큰 역할은 이룰 수 있는 뻔한 목표 설정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직원의 도전 의식을 북돋우며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김경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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