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익을 좇다 큰 이익을 놓친다. 그게 인간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이성적 동물’로 정의했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보다 이익에 더 자극받는다. 이익에 울고 우는 게 인간이다. 인간은 큰 이익을 등에 지고 남의 작은 이익을 노려본다. 누군가 뒤에서 그 큰 이익을 채가려는 걸 모르는 채 말이다.

전국시대 조나라 혜문왕이 연나라를 치려 했다. 제나라에 많은 군대를 파병한 연나라에 기근이 들자 혜문왕은 이 때가 절호의 기회다 싶었다. 때마침 연나라에는 진나라에 맞서는 계책으로 합종책을 펴 여섯 나라 재상을 겸한 소진의 동생 소대가 있었다. 연나라 소왕이 소대에게 혜문왕을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형에 그 아우라고, 소대역시 언변에 거침이 없었다.

혜문왕을 마주한 소대가 입을 열었다. “제가 이곳으로 오는 도중 역수(易水)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마침 조개가 강가에서 입을 벌리고 햇볕을 쬐고 있는데 황새가 갑자기 뾰족한 부리로 조갯살을 쪼았습니다. 깜짝 놀란 조개는 입을 오므려 황새 주둥이를 물었습니다. 당황한 황새가 ‘오늘 내일 비만 오지 않으면 너는 바짝 말라 죽을 거다’고 하자, 조개는 ‘오늘 내일 내가 입을 벌려주지 않으면 너는 굶어죽을 거다’고 되받아쳤습니다. 둘이 그리 버티고 있는데 어부가 마침 그 광경을 보고 황새와 조개를 한꺼번에 망태에 넣어버렸습니다.”

소대가 얘기의 결론을 꺼냈다. “지금 조나라가 연나라를 치려 하는데 두 나라가 서로 버티어 백성이 지치면 강한 진나라가 어부가 될 것입니다.” 소대의 비유가 일리 있다고 판단한 혜문왕은 연나라 칠 생각을 접었다. 《전국책》연책에 나오는 고사로, 어부지리(漁父之利·어부의 이득)는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둘이 이익을 놓고 다투는 사이 제 삼자가 힘들이지 않고 모든 이득을 챙겨간다는 뜻이다.

장자의 ‘밤나무밭 이야기’는 이익에 매인 인간의 어리석음을 꼬집는다. 어느 날 밤나무 밭에 내려 앉은 까치를 쫓던 장자는 기이한 광경을 목격한다. 매미 한 마리가 밤나무 그늘에서 자신을 잊은 채 마냥 울고 있는데, 바로 뒤에선 사마귀가 매미를 낚아채려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매미에 정신이 팔린 사마귀는 뒤에 까치가 있는 줄 모르고, 사마귀만 노려보는 까치는 뒤에 장자가 있다는 걸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장자가 탄식했다. “만물은 서로가 해치고 이익은 서로가 노리는구나.” 작은 걸 다투다 큰 걸 잃는 인간의 우매함을 깨우쳐주는 일화다.
신동열 한경닷컴 칼럼니스트/작가/시인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