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기업 A임원이 코칭 대화 중 고민을 얘기했다. “부하직원의 의견을 듣다가 중간에 자르는 경향이 있다” 는 다면평가 피드백을 받았다고 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질문했다. 그래서 다면평가 서술식 의견 결과를 보여 달라고 했다. 그 내용을 보니 A임원의 강점이 무척 많았다. 예를 들면 이렇다. ▪원칙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업무추진 ▪목표 설정 및 달성을 위한 강한 추진력 ▪친근한 의사소통과 합리적인 의사결정 등.

  그런데 개선점으로 이런 게 있었다. ▪부하직원의 의견을 잘 듣는 편이기는 하나, 마음이 급한 경우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자주 자름 ▪의견수렴이 필요한 경우 담당자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음. A임원에게 “직원들의 이야기를 왜 끝까지 듣지 않으시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물었다. 그는 반문을 했다. “직원들이 논리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계속하는데 어떻게 듣고만 있어야 하는가요?” 그리고 “저 자신에게 확고한 계획이 있을 때는 지시하는 것이 업무 추진상 효율성이 높지 않나요?”

  A임원과 코칭 대화를 나누며 경청과 관련 강조한 세 가지이다. 실천은 쉽지 않지만 그 효과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사전에 발언시간에 대한 Ground Rule을 함께 정하고 실천하라

  우리가 회의할 때 착각하는 경우가 하나 있다. 남의 이야기는 길게 느껴지고 자신의 이야기는 짧게 느껴진다. 리더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리더에겐 문제에 대한 경험과 방향성을 신속하게 부하들에게 알려주어야 하겠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부하직원 말을 잘 듣지 않고 중간에 자르기도 하고 말이 많아진다. 그러면서 그 잘못을 상황이나 부하직원의 탓으로 돌린다.

  필자가 평소 강조하는 규칙은 미리 개인별 발표시간을 3분으로 사전에 합의하라는 것이다. 실제 방송 뉴스에서 3분이면 꽤 긴 편으로 사건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다.<엘리베이터 스피치>라는 말이 있다. 이는 엘리베이터 이동 30초 내에 CEO 등에게 문제와 결론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사람은 주어진 시간 내에 논리를 구성하여 발표하는 훈련을 해 왔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부하직원뿐만 아니라 리더도 3분 발표를 솔선수범해야 하는 점이다. A임원도 3분이면 부하직원 말을 중간에 자르지 않고 끝까지 들을 수 있겠다고 했다.

  둘째, 지시하지 말고 질문하라

 대개 나이가 든 리더들은 질문보다 지시에 익숙하다. 본인들이 업무를 배울 때도 상사로부터 지시받고 업무를 수행하며 성장했다. 따라서 질문이 없는 조직문화가 만들어졌다. 이제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스스로 의사 결정하는 자율성이 요구되고 있다. 그들에게 지시하지 말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질문해야 한다. 이는 리더로서 답을 주는 대신 부하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참여의식을 느끼면서 몰입하게 되고 성과도 높아진다.

  필자가 코칭 대화에서 자주 쓴 <What - So What - Now What> 질문 기법이 도움이 될 것이다. What는 우선 대화 주제의 명확화이다.▪다루고자 하는 이슈는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이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 왜 중요합니까? So-What은 사고확장이다.▪이 이슈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당신이 CEO라면 무엇을 바랄까요?▪3년 뒤 지금의 이슈를 돌이켜본다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Now-What은 실행이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신만의 비법은 무엇인가요?▪원하는 결과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무엇인가요?▪이야기한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습니까? 그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요?▪혹시 리더인 제가 도와줄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등이다. 질문은 상대방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힘이 있다.

  셋째, 경청을 통해 상대방을 존중하라

 헤밍웨이는  “사람들이 말할 때 온전하게 경청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코 경청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는 경청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한국코치협회 김재우회장은 “우리ㅊ사회에는 말하는 사람과 말하려는 사람만 있고 진실로 경청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라고 한다. 말하려고 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없다. 자기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생각이 이미 머리에 꽉 차있기 때문이다.

  리더는 자신의 의제를 미리 예상하거나 가정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 자신의 에고를 억제하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다. <경청은 항상 질문에 선행한다>는 말이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 속에서 질문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며 인정, 칭찬의 피드백을 주면 대화의 품질과 분위기가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경청과 관련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에 입사하고 아버지 이병철 회장에게 받은 첫 번째 선물이 <경청>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이 휘호를 벽에 걸어두고 날마다 마음의 지표로 삼았다고 한다. 제임스 설리반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바로 타인의 말을 경청할 줄 알고, 타인의 마음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했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리더들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기 전에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줄 알고 마음을 열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경청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비법을 준다. 그리고 경청은 진실한 유대감과 신뢰관계를 만들어준다. 상대방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다. 이제 넉넉한 마음으로 에고를 내려놓고 경청을 실천해 보자.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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