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7일), 기획재정부는 2018년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블록체인에 관해 한 가지 눈 여겨볼 것이 있는데, ‘신성장기술 R&D 비용 세액 공제 대상 16개의 기술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이다. 대기업은 30%, 중소기업은 40%라는 쿼터의 차등도 마련한다고 하니, 작은 기업에게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세액 공제 하나만으로 능사는 아니지만, 이것은 상당히 진일보적인 개정안이다. 세액 공제 등의 조세특례 기술을 새로이 적용하겠다는 것은 High Level에서 그만큼 그 섹터를 장려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시각이 전에 비하여 입체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입체적인 접근이란, 다각도의 거래관계로 얽혀 있는 산업 내의 생태계를 ‘한 방’에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버리는데서 시작된다. 가령, ‘블록체인=코인=ICO=사기=금지’라는 시각은, 자금 조달의 한 방편으로 고안되었던 기존의 공모방식 ICO 투자자금 유치 프로세스에서, 고의적 범죄행위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발생한 사실에 집중한 시각이다. 즉, 사후적 구제수단을 강구하기 위한 시각이다. 길고 지루하게 설명했지만 이 시각은 블록체인 산업에 관하여 접근하기 위한 다각화된 시각 가운데 뒷단의 문제, 사후적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시각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2 가지이다.

이 시각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점.

이 시각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점.

왜 이 2가지가 중요한지 그 이유를 대겠다. 이 시각에 몰각될 경우, ‘블록체인=ICO이외의 펀딩’이라는 새로운 등식을 생각해낼 수도 없다. 일단 허락할 수 없는 잠재적 범죄의 온상이라는 시각으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기존 주식시장에는, 근간 법률로서 자본시장법이 있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를 두 가지 타입으로 양분한다.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 기관과 개인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로 나눈다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개인 가운데에서도 특정 자격요건을 갖추면 전문투자자의 지위가 인정되는 이유가 뭘까? 개인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팀으로 움직이는 기관투자자와 같은 수준의 규율을 적용하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그가 이미 충분히 공부가 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굳이 ‘시혜적 관점’에서 일반 개인과 같은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기에 그가 주식시장에 관하여 꽤나 익숙하고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투자자인 개인의 경우 일반 개인과 달리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보다 경감된 보호를 받는다.

현재의 블록체인 산업은 대중에게 산업의 한 부분인 ‘가상화폐 거래소’만 중점적으로 학습되었고, 그 부작용만 중점적으로 학습되었다. 거래소를 통한 ICO만 놓고 봤을 때는 지금의 규제당국 입장이 당연히 이해된다. 주식시장으로 치자면 일반인 대상 공모만 가능한데 공모주식에 대한 자금을 모집하면서 일반 투자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거래소를 위시한 코인 산업의 부흥을 원하는 사람 가운데에는 ‘이번 코인만 대박 나길’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그 사람이 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다. 그냥 투기다.

머리는 아프겠지만 세금 문제를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 세금 문제를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일단 투자 구조에 대한 입체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이번 개정안이 반갑지만 제대로 된 판을 위한 제대로 된 한 방인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복잡다기한 이 생태계의 구조를 얼마나 정치하게 반영했을지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정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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