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도 병인가

입력 2008-09-27 04:25 수정 2008-09-27 04:25



 

정말 옛날부터 궁금했다
과연 왜 케이블카는 그럴까?
다른 사람들은 그런 거 신경 안 쓰면서 지나갈지 모르는데
나는 옛날부터 그게 궁금했다
그런데 케이블카를 자주 탈 기회가 없어서
그걸 알 길이 없었다가
이번 여름휴가 때 드디어 알아냈다

 

케이블카는 케이블이 움직이면서 케이블에 묶인 케이블카가 움직인다
케이블카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다만 케이블이 움직일 뿐이고
케이블카는 그 케이블을 꼭 붙들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내가 궁금한 것은
내려오거나 올라갈 때에는 속도가 빠른데
사람들이 타야 하는 정류장에서는 속도가 완전 거북이다
여기서 내 궁금증이 드러난다
케이블에 묶여서 움직이는데 어떻게 속도가 변하느냐
같은 줄에 묶인 다른 케이블카들은 그때 속도가 같이 변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케이블에 묶여있는 한 속도가 다를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그런데 이번 휴가 때 케이블카를 타기 전에 안내원에게 물었다
안내원도 대답을 못했다
나는 타는 순서를 바꾸어가며
기계장치를 들여다 보고
유심히 구조와 원리를 연구했다

 

바로 그거였다
사진의 바로 그 장소
케이블카가 지나는 그 장소 바로 전부터
케이블카는 케이블을 놓고 관성으로 움직인다
관성(내려오던 힘)으로 움직이는 부분은 아주 짧다
그 다음에는 지금 케이블타가 지나는 장소에 설치한 구조물을 스치면서
별도의 동력으로 움직이는 작은 타이어가 케이블카를 움직인다
간단히 말해서 여태까지 동력이었던 케이블을 놓고 
다른 동력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즉 케이블카를 움직이는 동력은
평상의 주행로 동력과 정거장 동력이 다른 것이다
정거장 동력은 평상시에는 작동 안하다가
케이블카가 지나갈 때에만 움직였다

 

이게 궁금증이다
그냥 다른 사람처럼 그런가보다 하면 될 것을
이십 여년간 나는 이 케이블카의 문제로 궁리를 해야 했다
지금 내 머리 속에는 풀리지 않은 수백 개의 궁금증으로 꽉 차 터질 지경이다
모르는 사람은 <나의 똑똑함을 자랑하려는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게 아니다
어느 정도의 궁금증은 발전적이고 생활이나 학문연구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나 같은 증증 궁금증은 그야말로 심각한 병이다
매번 누구에게나 이유를 물어야 한다
왜 그래?  이유가 뭐야?  왜그런거지?  설명해줘 !
모르고 지나가야 할 것도
그냥 덮어야 될 것도
아무 이유가 없는 것도
나는 용서할 수가 없다
반드시 알아야 한다
왜 그런지 이유가 뭔지 알아야 직성이 풀린다
어느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유를 모른 채
긍금증이 점점 싸이게 되면
결국 나는 내 스스로 그 사람과 멀어지게 된다

 

궁금증도 병인가
답은 명확하다
심한 궁금증은 병이 확실하다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병이다
나에게< 왜 그래요?> <이유가 뭡니까?> <설명을 해 주세요> 라고
이야기를 들었을 그 많은 사람들에게 고백한다
나는 궁금증에 걸린 <환자>라고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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