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버리는 것에 관한 보고서

입력 2008-09-10 06:48 수정 2008-09-10 06:48
 






  





               

   

  내  몸의 버리는 것에 관한 보고서










 칫솔질을 하다가 우웩

 구역질을 했다

 밥통 속의 삭은 물들이

 한꺼번에 치솟으며

 숨이 꽉 막히고 눈알이 뒤집힌다

 야릇한 희열에 빠진다






 아침에 일어나 코를 푼다

 패앵하고 귀청이 떨어지도록

 밤새 욕망과 야합한 증거들이

 끈적끈적 는정는정거린다

 어떤 놈은 코딱지로 미이라가 됐다

 코 점막세포를 후벼파고 스쳐가는

 이 신선한 쾌감이여






 후다닥 변소로 내닫는다

 아랫배에 힘을 줄 때마다

 푸두둑 쏟아지는 삶의 비듬들

 뽀드득 가죽피리를 불며

 똥구멍 점막세포를 쓰다듬고 나오는

 똥덩어리들의 황홀함이여




 남몰래 숨어서 소리도 내지 못하고

 닭똥같이 흘리는 뜨거운 옥구슬

 갈갈이 녹아내린 창자가 용솟음을 친다

 뻑뻑하던 눈알에 오아시스

 뜨거운 목구멍으로 범벅이 되는 눈물 콧물

 천지간에 너와 바꿀 수 없는 짜릿함 - 재채기

 젊은 애인보다도 참을 수 없는 발작 - 기침

 언제나 혼자만의 오르가즘 - 귀후비기

 진저리치는 후련함 - 오줌누기

 언제나 한가한 권태 - 하품






 내 몸 속의 무엇인가를 버리는 것은

 언제나 쾌락을 동반한다

 버리는 것을 보상하는 신의 섭리이다

 뇌리에 박힌 사랑

 떠나가는 그 사랑을 잊어가는 것도

 온몸이 부르르 떨리는 환상이다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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