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말부터 시작해야겠다.

투자 유치는 대박이다.

 

‘통일은 대박입니다’라는 희대의 캐치프레이즈를 떠올릴까 봐 이 말을 하는 것이 꽤나 두렵지만, ‘투자 유치의 효과’를 이 보다 더 명확하게 설명할 말을 찾기 어렵다.

투자 유치는 좋은 것이다.

게다가 많을수록 좋다.

투자 유치에 관하여, IMF의 상처가 있는 우리에게, 먹튀 자본에 대한 나쁜 기억이 있는 우리 스스로에게 조심스럽다. ‘투자 유치가 좋다’는 말을 하면,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갈까 노파심이 생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투자유치는 좋은 것이다. 목마른 땅에 물을 주면 그 버석거리던 땅이 비옥한 토양 노릇을 하고 알찬 결과물을 생산하듯이 돈이 마른 회사에 투자가 이루어지면 그 회사는 투자를 유치하기 전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영업을 계획할 수 있다. 그 결과, ‘돈이 없어서 못 했던’ 결과물을 창출하게 된다. 이때의 투자 유치는 좋은 것이다.

호시절을 예측하는 지표들은 투자 유치의 규모이다

누가 언제 투자하지 말라고 했냐고?

그러게 정부가 항상 기업더러 투자하라고 하지 않았냐고?

그런데도 기업은 하라는 투자는 안 하고, 곳간에 현금을 쌓아두기만 한 거 아니냐고?

이 말에 대한 진짜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투자’라는 말에 대해 각자 다르게 정의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일단 ‘재테크’에서의 ‘투자’와 금융업으로서의 ‘투자’는 결이 다르다. 재테크 방송에 자주 나오는 분들이 말하는 투자는 잘 되면 좋은 것이고, 실패하면 잊어야 한다. 한 번 잘하면 되는 일이고 그래서 ‘이번 한 번만’이 가능하다. ‘베팅’하는 심정으로 한 번을 위하여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업으로서의 투자는 ‘업’이다. 업은 영속적이다. 실패해도 계속해야 한다. 한 달만 하고, 1년만 하고 그만두는 일이 아니다. 간판을 내릴 때까지 하는 일이다. 그 간판은 쉽게 내릴 수 없다. 기업이라는 인격은 계속 기업(Ongoing business)을 가정한다. 이 말은 경영대학 1학년 1학기 수업에서만 통하는 말이 아니다. 금융의 투자는 계속된다. 목표한 기간의 장단에 따라 단기 투자와 장기 투자로 나뉘기는 하지만 여기에 1회성 투자는 없다. 가끔 정부가 기업더러 하라는 투자가 우리가 월급으로 ‘재테크’하듯 올해만 보고, 단기적으로만 보고 ‘한 번만 돈을 쏟아부어달라’는 말처럼 들릴 때가 있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붓기 위해 끌어들이는 돈은 투자 유치가 아니다. 자선사업을 위한 것은 기부이다. 투자와는 결이 다르다. 기간을 정하고, 목표 치를 정하고, 투자 대상에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을 검토한다. 월별, 분기별, 연간의 현금 흐름을 가정하고, 자본을 투자한다. 생명체에 피가 돌듯, 기업의 구석구석 돈이 돌게 하는 일은 여러 가지 변수를 검토하고 이루어지는 업이다.

 

그래서 투자를 유치하려면, 그 변수들을 검토할 수 있는 지표(Index)가 있어야 한다. 가령 이 사업 계획을 가진 우리는 이런 메커니즘을 통해 이런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스토리를 제안하며 투자를 유치하려고 할 때, 투자할 사람들은 그 스토리를 검토하기 위해 그 매출이 달성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제조업이라면, 내 상품의 원가와 내 상품의 판매가 그리고 내 상품을 판매할 유통 채널에서의 구매력 예측치 같은 것을 줄 것이다. 다른 산업의 경우에는 무엇을 보여주면 좋을까? 핀테크 인더스트리에서의 블록체인 기업은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난감할 수 있다. 내 기업의 대중화 (Mass Adoption) 이야기를 할 방법을 지금까지의 방법에 얹어 표현하기 어렵다. 그래서 오늘 투자 유치받는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ICO 이야기를 할 것이다. 하지만, 투자 유치의 방법에는 ICO만 있는 것이 아니다. Pre-sale이 하고 싶어도 나에게는 기회가 오기 어렵다고? 그렇다. 그 기회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 돈이 돌지 않는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다. 투자 유치는 대박이다. 돈이 돌아야 할 때, 돌 돈을 유치하면 여럿이 살 수 있다. 여럿이 결과물을 낼 수 있다. 그런 돈을 유치하는 것은 대박이다. 그 돈을 유치하면 대박이다. 그런데, 몇 가지 넘을 산들이 있다.

(계속)

 

이정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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