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비싼 상품을 먼저 보여줘라. 가격대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때, 처음에 고가상품을 먼저 보여준 후, 그다음에 다소 저렴한 상품을 보여주면 고객은 이 상품이 싸게 느껴지기 때문에 구매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고가의 주요상품을 구매한 고객한테 그 상품의 보완재에 해당하는 저렴한 상품의 구매를 권유하면 대부분 구매를 결정할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고가의 차량을 구매하기로 결정한 직후 차량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네비게이션이나 블랙박스 등을 제안하면, 가격이 아주 저렴하게 느껴져서 쉽게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많이 팔고자 하는 상품이 있다면, 이 상품과 유사하지만 가격은 더 비싼 상품을 제시하면 팔고자 하는 상품의 판매량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옷가게에서 10만 원, 20만 원짜리 바지를 팔고 있는데, 20만 원짜리 바지를 많이 팔고 싶다면 30만 원짜리 바지를 하나만 옆에 걸어놓으면 그때부터 20만 원짜리 바지가 많이 팔리게 된다. 카드회사 홈페이지에 연회비가 실버 10만 원, 골드 30만 원, 플래티넘 50만 원으로 되어 있는 경우, 카드상품 서비스 내용을 잘 모르면 골드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남이 사면 나도 사고 싶어진다.
손님이 붐비는 식당에 사람들이 훨씬 몰린다. 일본의 많은 식당들이 식당을 작게 하면서 일부러 매장 밖으로 줄을 서게 만드는 것도 바로 이런 효과 때문이다. 이것을 '밴드웨건 효과'라고 부른다. 밴드웨건효과(bandwagon effect)는 군중심리, 또는 사회적 동조 현상처럼 다른 사람들의 선택을 따라하는 심리이다. 예를 들어 전단지에 ‘하루에 1000개 이상 팔리는 상품’ 이라고 표기하면 왠지 나도 사고 싶어지는 심리이다. 이러한 심리효과로 유행이 만들어진다. SNS들이 팔로워 숫자를 늘리고, 리뷰 개수를 많이 늘리려 하는 이유도 이런 효과 때문이다.
이 밖에도 판매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심리효과를 이용, 판매성과를 높일 수 있다. 희귀성이 높을수록 소비를 자극하는 스놉효과(snob effect)를 활용한다. 특정상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 점차 그 상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이다. 일부 부유층은 자신들이 즐겨 사용하던 상품이 대중화되면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만이 즐겨쓰고 싶은 상품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고가격일수록 판매가 더 잘되는 베블렌효과(veblen effect)를 이용, 판매성과를 높일 수도 있다.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명품 브랜드는 매년 가격을 인상해도 판매가 잘 된다. 한우, 전복, 굴비처럼 명절에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는 상품들도 가격이 비싸야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
반베블렌효과(counter-veblen effect)는 일명 ‘립스틱 효과’라고도 하는데, 불황기일수록 합리적 가성비가 높은 화장품, 사치품, 기호품 등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불경기에는  가치지향 소비심리를 자극해야 한다.

이 밖에도 처음에 어떤 기준선을 두어 소비자 선택이 달라지게 하는 앵커링 효과를 이용, 판매성과를 높일 수도 있다. 정가 20,000원인데, ‘X’ 표시를 하고, 15,000원에 할인해서 판다고 하면 판매가 늘어난다. 먼저 제시한 가격이 인상적인 기준점이 되어 그 후의 할인가격을 싸게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협상의 귀재라는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이 앵커링 효과를 잘 이용하여 사업가로서 돈을 벌었다고 한다. 주변국들과의 정치협상에서도 이 앵커링 효과를 자주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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