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기 4 - 다 태웠으니 후회 없어라

입력 2008-02-27 07:34 수정 2008-02-27 09:11





매달기 4
 
 
 
 설치미술은 좀 황당한 데가 있다.
 감상도 사람 따라 죄 다르기 마련이다.
 저는 갑의 의도로 제작했는데
 나는 을의 의도로 감상할 수 있다.
 
 마른 가지 세 개를 묶어 피라미드로 만들고
 그 한 면의 중간 아래쯤에 가로대를 지른 다음
 그 가로대 사이를 막대 세 개를 가로지르고
 그 가로지른 가지 위에 열탄 다 탄 재를 세 개 놓았다
 
 온통 주위는 황량한 벌판
 흰눈이 수북히 쌓여있는데
 밭고랑 듬성듬성 눈이 녹아
 희고 검은 줄무늬가 오히려 아름답다
 
 산산히 가루로 흩어지는 톱밥
 그걸 접착제와 섞어 강한 압력으로
 찍어 만든 열탄 그 열탄 세 개
 그것도 이젠 다 타고 남은 흰 재란다
 
 전생에 삼천 대천의 인연으로 만난 너와 나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이승에서 둘이 만나
 세 개의 가지를 걸쳤으니 얼마나 인연이랴
 사랑 미움 그리고 추억
 
 다 태웠으니 후회 없어라
 흰 재가 되었으니 안타깝지 않아라
 또 다시 무얼 더 태우리오
 이승의 너와 나 사랑 다 이루었도다
 
 저승은 우리 몫 아니란다
 더 높이 매달 필요도 없이
 누가 알든 말든 보든 말든
 우리의 사랑 - 그 희망 매달기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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