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100점을 받은 비결

입력 2012-02-14 11:24 수정 2012-02-14 11:24




친구가 자신이 만든 문제를 보여줬다. 재미있어서 문제를 우리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집에 와서 아이들과 아내에게 문제를 풀어보라고 했다. 문제를 본 3명은 각자 자신의 생각대로 서로 다른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답을 내놓았다. 그때 아내는 3번을 골랐다. 아이들이 그 이유를 묻자 엄마는 아이들에게 “다른 손은 다 오른손인데, 3번만 왼손이어서”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것도 정답이 될 수 있다고 우기면서도, 엄마가 선택한 3번이 가장 확실한 정답이라고 인정했다. 그때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이 문제를 처음 봤을 때에는 전혀 모르겠더라고. 그런데, 내가 문제를 만든 사람이라고 생각해봤어. 내가 이런 문제를 만든다면 나는 아마 오른손과 왼손의 차이를 이용했을 거 같았는데, 확인해보니 역시 하나만 왼손이었고 나머지는 오른손이었어”

 

 

엄마의 이야기는 시험에서 100점을 받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시험 공부를 할 때에는 내가 선생님이라면 이 범위에서 어떤 시험문제를 낼까? 시험문제를 푸는 시간에는 문제를 출제한 선생님은 어떤 의도에서 이 문제를 만들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시험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성적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이것도 관점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를 풀 때에는 문제를 푸는 자신의 입장에서 관점을 전환하여 문제를 출제한 사람의 입장에 서보는 것이다. 그것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비결이다. 이야기를 잘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비결도 관점의 전환에 있다. 자기가 말을 할 때에는 듣는 사람의 입장으로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신의 말을 좀더 설득력 있고 상대가 공감할 수 있게 전달할 수 있다. 자신이 듣는 사람일 경우에는 말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위치를 바꿔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상대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그 말의 진짜 의도는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나와 상대의 입장을 바꿔보는 관점의 전환은 매우 효율적이고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팀장에게 인정받는 신입사원이 되기 위해서는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시킨 윗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관점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왜 나에게 그런 일을 시켰고 윗사람은 내가 어떻게 하기를 바랄까?’ 열심히 일하면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들처럼 리더의 생각을 파악하려 하지 않고 단지 시키는 일만 하기 때문이다.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이 있고 시키지 않아도 관련된 일을 알아서 척척 잘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똑 같은 신입사원이라도 자신의 입장에서만 서있는 사람과 관점을 전환하여 자신을 팀장의 입장에 놓고 생각해보는 사람은 매우 다른 대우를 받게 된다.

 

팀장 역시 마찬가지다. 후배 직원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하며 인정받는 선배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후배의 입장에 서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떤 팀장은 신입사원에게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을 지시한다. 그러면서도 알아서 일을 척척 처리하지 못한다고 다그친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며 “너도 나처럼 하란 말이야” 식의 리더십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 신입사원은 자신보다 10살이나 어리고 사회 경험도 없고 알고 있는 것도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렇게 상대를 고려하지 않는 행동으로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 관점을 상대의 입장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리더십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은 관점을 자유롭게 전환하며 다양한 생각을 이끌어낸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나와 상대의 입장을 바꿔보며 관점을 전환해보는 것은 창의적인 생산성을 창출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내가 선생님이라면 어떤 시험문제를 낼까? 고민하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

 

 



박종하

mathian@daum.net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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