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해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는 평생 한 번 타기도 어려운 퓰리처상을 4차례나 받은 미국 최고 계관시인이다. 10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오랫동안 버몬트의 농장에서 주경야독의 생활을 계속했다. 그 경험을 살려 소박한 농민들의 삶과 자연의 섭리를 노래함으로써 현대 미국 시인 중에서 가장 순수한 고전적 시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가지 않은 길’은 그가 실의에 빠져 있던 20대 중반에 썼다고 한다. 문단에서 인정을 받은 것도 아니고 직업도 뚜렷하게 없었으며 기관지 계통의 병까지 앓고 있던 때였으니, 그야말로 외롭고 쓸쓸하고 궁핍한 시절이었다. 그런 그의 집 앞에 숲으로 이어지는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 그 길과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이 시를 썼다고 한다.

그의 시가 알려주듯이 누구도 두 길을 동시에 걸을 수는 없다. 한 길에 들어선 뒤에는 그 길을 되돌릴 수도 없다. 시간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선택이고 숙명이며 인생이다.

‘인생은 B(Birth·탄생)와 D(Death·죽음) 사이의 C(Choice·선택)다’라는 사르트르의 말처럼 우리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입을 옷이나 점심 메뉴를 고르는 사소한 일부터 진로를 결정하고 배우자를 선택하는 중대사까지 모두 다 그렇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에도 150여 차례나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이 중에서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은 30차례 정도에 불과하고, 올바른 선택이라며 미소를 짓는 것은 5차례도 안 된다고 한다.

어떤 선택도 ‘후회’와 ‘미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 시인 존 밀턴도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하게 마련이며,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곧 성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훗날 ‘가지 않은 길’을 바라보며 한숨 쉬지 않으려면 자신이 먼저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여정이 비록 험난할지라도, 그 길을 택한 용기의 의미와 ‘선택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인생의 길 끝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