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예술가와 탁월한 비즈니스맨

입력 2010-01-20 11:46 수정 2010-01-20 11:46


주말에 아이들과 앤디 워홀전에 갔었다.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역시 앤디 워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세상에는 수많은 예술가가 있었고, 지금도 수많은 예술가가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게 많은 예술가 중에서 무식한 내가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정말 유명한 사람일 거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계속 들어왔다. 나는 아들에게 말했다.

“아빠는 앤디 워홀이 좋다.”

“왜?”

“돈을 잘 벌었어. 그것도 자기는 아주 편하게. 공장에서 예술품을 찍어냈지. 날로 먹은 거지 뭐.”

 

아들과 딸에게 앤디워홀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꾸며 말하면서, 나도 모르게 나는 나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앤디 워홀은 왜 그렇게 유명할까? 전시회의 입구에 그는 예술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적혀있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예술에 대한 전형적인 생각이었는데, 일상의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예술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꿨다고 적혀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이 다른 생각을 했다고 어떻게 유명해지나?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이 앤디 워홀 한 명만이 아닐 텐데, 유명해진 사람들은 왜 유명해진 건가? 그냥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과 그들은 뭐가 그렇게 다른가?

 

그런 유명세라는 것이 어쩌면 인기 연예인의 유명세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령, 배용준이나 이병헌을 보면 일본 아줌마들이 넘어간다고 한다. 너무 잘생겼다고 한국까지 온다고 하는데, 객관적으로 내 얼굴이나 그들의 얼굴이나 크게 다른 거 같지 않은데. 그들은 뭐가 그렇게 잘생겼다고 유명세를 타고 있는 건가? 드라마 한 두 편이 떠서 그런가? 아니면 모든 것이 비즈니스인가?

 

비즈니스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 배용준도 앤디워홀도 비즈니스를 잘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 개인은 아니어도 적어도 그들과 같은 팀으로 묶인 사람들의 비즈니스는 분명 성공적인 거다. 예술가의 길은 가난하고 배고픈 것을 각오해야 하고, 연예인도 우리가 알고 있는 인기 스타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어렵고 힘든 삶을 산다. 그렇게 보면 분명 그들은 비즈니스를 잘하는 사람들이다.

 

 

"비즈니스를 잘하는 것이 최상의 예술이다."

앤디 워홀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앤디 워홀은 예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를 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즈니스를 잘못하면 예술도 잘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사실 비즈니스라는 말은 많은 것을 포함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서 파는 것을 생각해보자. 많이 팔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고 인기를 얻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많이 팔기 위해서는 사는 사람에게 가치를 줘야 하고 그들의 사랑을 얻어야 한다. 많은 것이 비슷하겠지만, 비즈니스는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그래서 예술과 비즈니스에 연결고리가 있는 거 같다.

 

“예술은 비즈니스다.”

파블로 피카소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고 한다. 천재 화가이며 세계 최고의 위치에 있던 예술가가 자신의 품격이 떨어질지도 모르는 이런 말을 쉽게 한다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자신을 꾸미려고 하고 포장하려고만 했다면 오히려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지 못했을 거다. 지키려고 하는 것은 도전하고 창조하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언젠가 앞에 보이는 피카소의 작품을 본적이 있다. 나는 이 그림을 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피카소는 정말 좋겠다. 이렇게 쉽게 그리고, 비싼 돈을 받고 이 작품도 팔았을 거니까 말이다. 사실 이 그림을 그리는데 피카소는 몇 시간을 그렸을까? 어쩌면 5분이 안 걸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연필로 그렸는지 펜으로 그렸는지 몰라도 들어간 재료도 없는 거 같고. 그는 이렇게 그려도 작품이 되니, 피카소가 정말 부럽다.

 

알고 보면 더한 사람들도 있다. 사실 자신이 그리지도 않고 만들지도 않은 작품을 파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유명한 작가들이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 듯 작품을 만든다고 한다. 기계가 돌아가며 제품을 만들 듯, 공장에서 다른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자신의 사인으로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앤디 워홀도 자신의 작업장을 팩토리(factory 공장)라고 부르며 작품을 만들어 돈을 벌었다. 그는 정말 사업을 잘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한 거 같다.

 

 

아무튼, 나는 주말에 앤디 워홀의 작품들을 2시간쯤 보면서 그가 말했던 ‘비즈니스를 잘하는 것이 최상의 예술이다’는 말의 의미를 내 나름대로 해석하려고 했다. 피카소가 말했던 ‘예술은 비즈니스다’는 말도 기억나며 마음 속에 그들이 사람들에게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고민했다. 언젠가 백남준 선생님이 “예술은 사기다.”라고 말씀하신 신문 인터뷰를 본 기억도 난다. 예술작품이 보는 사람마다 다른 영감을 주는 것처럼, 예술가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듣는 사람들은 아마 사람마다 다른 메시지를 받을 거 같다. 어쩌면 그들이 의도하지는 않았어도, ‘예술은 비즈니스고, 비즈니스를 잘하는 것이 최상의 예술이다’는 그들의 외침에 우리는 어떤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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