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말 필자는 경영하던 코스닥 상장회사 2개를 모두 매각합니다.

1995년 국내 30대 기업인 H그룹에 창업한 회사를 매각해 본 경험은 두 번째 창업 기업의 매각 결정에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1년간 안식년을 보내고 2005년 다시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캐나다에서의 1년은 책 읽기와 캐나다 자연 속을 발로 걷기, 그리고 그 당시 국민소득 3만5천 달러와 1만 달러의 국력 차이가 나는 캐나다에서 대중화된 산업이 무엇인지 발로 걸으며 배우는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1년의 안식년을 보내고 귀국한 저는 남아있는 많은 날들을 위해 또 다른 사업을 구상하며 뛰어들었고, 새롭게 선택한 사업이 금융 + IT의 융합 사업인 시스템 트레이딩, 알고리즘 트레이딩 사업이었습니다.

IT 기술의 발달과 인공지능의 발달, 그리고 캐나다에서 공부한 경제학에 대한 짧은 지식은 저 자신 스스로 주저없이 사람이 트레이딩 하는 시기는 지났고, 이제는 인공지능 기반의 시스템이 거래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알고리즘 트레이딩으로 저는 태어나서 가장 큰 손실을 입게 됩니다.
오랜 시간 제가 벌어온 수많은 재산의 절반을 날려버리게 됩니다.

이 기간 경험한 내용을 기록한 칼럼이 책을 한 권으로 묶어도 충분한 분량이 됩니다.

단돈 8천만 원으로 1300억의 수익을 올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승부사인 ‘압구정 미꾸라지 윤강로 KR 선물회장’을 비롯하여 알바트로스 성필규 회장, 그리고 삼산이수와 국내 최고의 시스템 트레이더들과 함께 우리나라 자동화 거래의 시장을 살리고, 미국에 비해 현저하게 뒤떨어진 금융 트레이딩 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전 제가 국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나타난 바와 같이 금융 시장을 흔드는 것은 경기 침체도, 기업의 실적도 아닌 도박판의 판돈 많은 사람이 왕이라는 격언처럼 시장을 임의로 흔들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조직들로 가득한 미국이라는 금융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설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은 전략적으로 환경오염의 근본이 되는 각종 제조업을 저 개발 국가로 밀어냅니다.

그리고 금융, 원유, 우주항공, 농업, 첨단 기술 기업만 움켜쥐고 전 세계 GDP의 30% 가까운 비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은 기축통화를 쥐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전가의 보도인데, 낮은 금리로 전 세계에 달러를 풀다가 툭하면 금리 인상을 통해 경제위기를 조장하여 목표로 삼은 국가에서 대거 달러 자산을 빼 오면서 경제위기를 초래하고, 위기로 폭락한 부동산과 공장을 다시 헐값에 사들여 이른바 ‘양털 깎기’를 정례화해 오고 있었습니다.

캐나다 안식년 1년을 경제학이 재미있어 공부를 하다가 금융시장에 뛰어들어 10년 넘게 알고리즘 트레이딩으로 살아온 필자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장 기업을 2개나 경영해보면서 주가라면 지긋지긋하던 시절까지 포함하여 증권시장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들은 격언의 하나가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서론을 늘어놓으며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흔한 격언을 이야기하는 데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이 궁극적으로 접근하게 될 현 IPO 시장을 살펴보면 기업이 창업을 하고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고 어느 정도 자격을 갖춰야 IPO를 신청할 자격이 생깁니다.

이 과정에서 주간 증권사를 선정하게 되고 또 중간에 벤처캐피탈의 투자도 받게 됩니다.

즉, 여러 시어머니가 생겨 온갖 잔소리와 모양새를 갖추고 혹시라도 숨겨놓은 우발채무나 가짜 매출 등이 있는지 탈탈 털리면서 진실된 모습을 확인받아야 이윽고 코스닥이나 코스피에 상장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상장을 하며 창업자의 노력을 인정받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 과정을 지난 2년 동안 ICO라는 이름으로, 또 최근에는 IEO라는 이름으로 홍길동 축지법 쓰듯 훌쩍 건너뛰고, 코인을 손쉽게 상장한다고 하니 전 세계의 수많은 투자자들과 기업가들이 버블을 일으키며 난리를 치는 것이 결코 지나친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ICO는 상장 심사를 하는 기관이나 전문가들도 거의 없지만, 그나마 무언가 기준을 잡고 평가와 비교를 해 볼 대상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꿈(이러이러하게 개발해서 이러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이상(理想))을 어찌 비교 평가할 수 있나요?

비교할 수 없는 이상은 필연적으로 거품을 만들었으며, 결국은 ICO라는 광풍이 2년을 못 넘기고 사그라들고 마는 결과가 되었다고 감히 이야기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IEO입니다.
이 IEO는 조금 괜찮습니다.
일단 코인이 발행됩니다.

그래서 기존에 발행되어 상장되고 거래되는 기존 코인과 비교를 할 수 있는 요소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ICO 시장인 줄 착각하는 수많은 블록체이너들이 넘쳐나며 자신이 추구하는 생태계의 가치와 코인의 가치를 천정부지 높은 가격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이들 기업의 어드바이저나 마케팅을 대행하는 대행사 또는 엑셀러레이터 역시 이들 코인의 가격을 어떤 기준으로 설정하고 기업가치를 어떻게 결정했는지에 대한 그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는 곳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고 또 마구잡이로 풀려나간 에어드롭과 어드바이저의 공짜 코인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 하락과 발맞춰 마구 쏟아져 나오면서 지금의 알트코인 최저점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고 봅니다.

‘산이 높으면 반드시 골이 깊습니다.’

절대로 높은 가격으로 IEO를 하지 말 것을 권해드립니다.

내가 만든 코인의 가격이 높으면 착시현상으로 잠시 기분만 좋을 뿐,
상장 후 코인 가격을 유지하고 상승시킬 수 있는 그 어떤 동인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의 무리한 IEO는 필연적으로 코인 가격의 폭락을 몰고 옵니다.

그리고 지금 추진 중인 몇몇 코인들의 프라이빗 제안 가격을 보면 자신의 기업 가치를 100억 이하로 본 생태계는 단 한 군데도 없다고 봅니다.
(있으면 알려 주십시요 제가 적극 홍보해 드립니다.)

이게 버블이 아닐까요?

이런 기업들은 크립토 생태계를 외부에서 바라보며 과거 IPO 기준으로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  볼 때 바다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고 이야기하며 아예 사기로 생각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얘기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안 드립니다.

대폭 낮추세요.

(코인 가격도 낮추고 몸도 낮추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코인 상장과 동시에 매물 홍수로 깊은 골짜기로 가라앉게 됩니다.

잘못하면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으며, 오너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들어야 하고, 심지어는 함께한 파트너들과 직원들로부터 비난받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낮추세요.

그것도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그 수준에서 거의 1/10 정도로 낮추고 IEO를 하셔야 낮은 산에서 시작해서 세계 최고봉 히말라야로 등정하는 기쁨을 맛보게 됩니다.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이 상생과 공유, 그리고 보상입니다.

무릇 기업가는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어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투자자는 당신이 이용하는 허수아비가 아닙니다.

블록체인의 기본 정신은 Give가 먼저이며 고개를 숙이고 참여자들과 사용자들에게 먼저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눠 주었을 때, 그 결과물이 자연스럽게 생태계를 타고 나 자신에게 Take로 돌아옵니다.

 

P.S
(적정 IEO 가격 산출 방법 안)

1) IEO의 가격을 기준으로 자신의 생태계에서 발행할 모든 코인을 곱하셔서 코인의 시가 총액을 뽑아 보세요.

2) 그렇게 산출된 시가 총액에서 최소 3배 이상을 곱하여 현재 상장되고 활발하게 거래되는 코인을 최소한 3개를 고르세요.

3) 골라낸 기업의 구성원, 기술 수준, 비즈니스 모델, 기타 주요점을 모두 뽑은 후에 자신의 생태계와 냉정하게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4) 투자자들에게 위에 뽑아낸 기존 상장 코인보다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할 자신이 있으면 그 가격을 고수하시고, 아니면 자신 있는 수준의 코인 가격을 찾아 그 가격에서 최소 30% 이하로 코인 판매 가격을 재설정하실 것을 권합니다.
(그래야 초기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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