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허영심을 채워라

입력 2007-10-15 15:19 수정 2007-10-15 15:19
가족들과 같이 마트에 갔다가 딸 아이의 준비물을 사기 위해 피리 파는 곳으로 갔다. 피리는 3,000원짜리와 5,000원짜리가 있었다. 엄마와 아빠는 둘의 차이를 비교하며 어떤 피리를 살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딸 아이가 3,000원짜리 피리를 들었다.

“아껴야 잘 살지. 3,000원짜리 살래요. 5,000원짜리에 비해 2,000원이나 싸니까, 2,000원을 저금한 셈이잖아요.”

 

비싼 것을 사지 않고 가격이 저렴한 것을 고르는 것을 보며 엄마는 대견해하는 눈치였지만, 사실 아빠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꼭 좋은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아빠는 5,000원짜리 피리를 고르며 말했다.

“아니다. 5,000원짜리를 사자. 너는 음악에 소질이 있으니까 A급을 쓰는 것이 좋겠어. 그대신 피리가 A급인 것처럼 너도 A급이 되라. 내가 가질 수 있는 최고로 좋은 것을 선택하고 너도 최고가 되는 거야.”

 

 

우리의 교육은 하고 싶은 것을 억제하는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좋은 것을 고르라고 하기보다는 먼저 아끼고 저축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런 것처럼 우리는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는 것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키우고 그것을 최대한 얻으면서 사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한발 더 나가서 자신의 허영심을 채우는 것이 바로 자기개발이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허영심이라는 말은 좋은 단어가 아니다. 자기 주제도 모르고 행동하거나,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게 돈을 쓸 때 우리는 허영심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허영심이라는 것이 꼭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자신을 개발하고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것이 어쩌면 자신의 허영심을 채우는 과정이다. 허영심이라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자신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한다. 허영심을 채우는 것이 바로 자아실현이며 자기개발인 것이다. 자신이 바라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바로 자신의 허영심을 채우는 것이다.

 

허영심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끌어올리는 좋은 원동력이 된다. 사실 허영심이라는 것은 기준도 애매하고 구체적으로 지적하기도 모호하다. 예를 들어, 비싼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는 것이 허영심이라면 얼마짜리 차를 타는 것이 허영심인가 하는 것은 말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현재와 차이가 있지만, 자신이 바라는 것이 바로 허영심이다. 그래서 허영심을 채우는 것은 현재의 상태를 끌어올려 자신이 바라는 상태의 모습을 만드는 거다. 자신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는 것이 바로 현재 자신의 모습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 상태와 자신이 바라는 상태의 차이를 우리는 문제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지금 자신이 24평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는데, 자신이 바라는 상태는 33평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이라면 구체적으로 24평 아파트 전세와 33평 아파트 소유라는 차이만큼이 바로 문제다. 이런 문제의 해결은 바라는 상태와 현재 상태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차이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33평 아파트를 소유함으로써 현재 상태를 자신이 바라는 상태로 끌어올려 갭을 없앨 수도 있고, 24평 아파트 전세에 만족함으로써 바라는 상태를 현재 상태로 끌어내려 갭을 없앨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현재 상태와 바라는 상태의 차이가 줄어들면 문제는 해결된다. 그래서 가장 쉽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자신의 바라는 상태를 끌어내리는 것이다. 바라는 것을 없애고 현재에 만족하는 것으로 차이를 없애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안빈낙도의 철학이 바로 바라는 상태를 끌어내리는 방법이다.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살며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며 행복을 얻는 것이다. 욕심이 없고 바라는 것이 없다면 현재 상태와 바라는 상태가 같아서 차이가 없으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바라는 것이 없는 인생은 소망도 없고 재미도 없는 아주 지루한 인생이다. 문제도 없고 목표도 없고 소망도 없는 상황이 바로 현재 상태와 바라는 상태가 같은 상황이다.

 

현재 상태와 바라는 상태의 차이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달성하고 싶은 목표로 볼 수도 있다. 이제 현재 상태와 바라는 상태의 갭을 문제가 아닌 목표로 인식을 바꿔보자. 무엇인가 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해결하지 않으면 불행한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이라기보다 달성하면 행복한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이다. 부족하고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소망하고 희망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삶의 의욕도 생기고 그것을 달성했을 때를 상상하며 즐거움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불행한 사람이 있고,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있다. 나는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만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충고를 기억한다. 맞는 말이다. 내가 아무리 가지려고 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세상에는 많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이 모두 내 손에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은 어쩌면 유치한 어린 아이들이나 하는 생각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소망과 목표를 버릴 수는 없다. 바라는 것이 있고 소망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즐거운 삶의 에너지가 되기 때문이다.

 

바라는 상태와 현재 상태의 차이를 부정적인 문제가 아닌 긍정적인 목표로 생각한다면, 바라는 상태를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태를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오히려 바라는 상태를 더 높여서 현재 상태와의 차이를 더 키워라. 허영심을 키워라. 그리고 그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채우자. 고달픈 문제의 해결이 아닌, 즐거운 목표의 달성으로 생각을 바꾸고 행동하자. 그런 게 진짜 행복이다.

 

 

창의력 컨설턴트 박 종 하

mathian@daum.net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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