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들려오는 슬픈 기사가 있다. 일본 바닷가로 오래되어 낡고 작은 목재 북한 어선들이 난파당한 채로 흘러오는데, 그 안에는 북한 어민의 초라하고 불쌍한 모습으로 죽어있다는 일본 신문발 뉴스이다. 고기를 잡기는 해야겠는데, 경제 사정이 어렵다   보니 어선을 새로 만들지 못한 어민들의 고난이 느껴진다. 작은 목선, 열악한 장비로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이 많아지면서 북한 동해안에는 ‘과부촌’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을 정도라고 한다. 바다에 나설 때 가져가는 것은 오직 GPS와 라디오 한 대뿐이고, 무전기도 없이 무대책 상태로 바다에 나서는데, 남한으로 도망칠까 우려해 배에 기름도 제한해서 실을 정도이다.

남북교역이 재개되면 북한 연근해용 소형 어선제작도 해볼 만한 사업이다. 소형 어선은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처럼 대단위의 설비 투자가 필요하지는 않다. 배 한 척의 값도 근해에서 작업할 정도의 배라면 1 – 1.5억 원 정도면 새로운 배를 구매할 수 있다. 서해안은 배가 없어서 조업권을 중국에 넘겼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동해안은 남한 배가 북한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일본 배와 러시아 배가 들어가지 못하니 그야말로 들어가기만 하면 배를 가득 채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장 상황은 배만 넉넉하게 있다면 어민들이 조업할 만한 북한의 바다는 넓다. 문제는 북한에는 어선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북한의 배 보유량은 남한의 1/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데, 그나마도 통신 설비, 어군탐지기 등 첨단 시설은 꿈도 못 꾸는 조선 시대의 목선이나 마찬가지이다. 북한 배들은 어선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유사히 군용으로 전용해야 하는 부수적인 목적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어종에 따른 특화된 어선을 만들기가 어렵다.

어선은 보통 FRP(섬유 강화 플라스틱) 배는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고, 외국산보다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 한다. 배를 만들어 북한에 팔면 수요가 될 듯하다. 판로는 어민들보다는 돈을 가지고 있는 신흥 자본가들인 ‘돈주’들에게 마케팅을 해야 한다. 북한의 어업에는 돈주들이 투자하고, 어민이 조업하는 형태의 협업이 있다고 한다. 이들을 찾아서 이들과 돈주들에게 남한의 배를 판매한다. 한두 명의 돈주에게 의지하는 것보다는 돈주들이 그룹을 만들어 수산기업소를 만드는 ‘돈주 어업 조합’이면 돈 떼일 염려도 없고, 바다로 나가는데 공산당의 허가를 받는 것도 어려움을 덜할 것이다. 그리고 이 배에는 어민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남한 배 못지않게 해야 한다. 아무리 돈도 좋지만, 북한 어민들에게 목숨걸고 바다로 나가라고 해서는 안   된다. 북한에서는 정치범 수용소와 관리소를 제외하면 북한의 노동력이 가장 많이 착취되는 계층 중 하나가 어부들이라고 한다. 특히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의 목적으로 북한 주민의 어업을 허용하면서도 바다에 나서는 자국민의 안전을 우려하지 않는 데다 조난 사고에 관해서도 후속 대책이 없다는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어안이 벙벙하게 할 뿐이다.
대신에 이 배로 잡은 어획량을 되사는 조건으로 하면 더욱 좋은 비즈니스가 될 것 같다. 남북교역이 막히기 전까지만 해도 북한 수산업의 가장 큰 수출국은 일본이었고, 그다음이 남한이었다. 배를 파는 대신에 북한 수산물을 수입한다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장사가 될 수도 있다. 지금 남한의 수산업은 오히려 배를 줄이려고 하는 입장이지만, 남북교역이 재개되면 북한의 소형 어선 시장이 새로 열린다. 수십만 톤 되는 큰 컨터이너 선이 아니라, 열 명 안짝이 타고 다니며 고기 잡을 수 있는 배를 만드는 데는 큰 자본이 들지도 않는다. 게다가 그런 배를 만드는 국내 조선소들은 가격경쟁력도 있다고 한다. 북한 어민도 살리고, 남한의 소형 조선소들도 살리고, 북한 어민들의 생활도 넉넉해지고, 남한 주민들의 밥상도 풍성해지는 일이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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