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고 획기적인 것이란

입력 2006-07-20 23:37 수정 2006-07-20 23:37



 

얼마 전 아주 재미있는 사진이라며 위의 사막을 지나가는 낙타의 사진이 소개되는 것을 봤다. 이 사진을 보면서 나는 왜 사람들이 이 사진을 눈속임이나 착시라는 이름으로 부르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평범한 낙타의 행렬일 뿐 이 사진에는 전혀 이상한 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사진을 자세히 보고, 옆으로 보고, 거꾸로 돌려서 보고서야 나는 내가 보고 있는 사진 속의 낙타가 단지 그림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진 속에 우리가 낙타라고 보고 있는 것은 사실 낙타의 그림자다. 진짜 낙타는 낙타 그림자의 발에 채인 모래 흔적과 같은 것이 진짜 낙타다. 비행기처럼 아주 높은 곳에서 찍은 사진이기 때문에 이렇게 보이는 것 같다.

 

이 사진을 보고 있으니까, 몇 가지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떠올랐던 몇 가지 망상을 기억해보면 이런 거였다. 가령, 밤 하늘의 별은 아주 멀리 있어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실제로는 지금의 별이 아니라 과거의 모습이다. 그러니까 만약 300광년 떨어진 별을 지금 보고 있다면 지금 내가 보는 별의 모습은 300년 전의 모습인 거다. 어쩌면 그 별은 지금 그곳에 있지 않고 어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없어졌을지도 모른다.

 

낙타의 사진을 보면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도 생각났다. 어쩌면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세상이 저 사진 같지 않을까? 우리는 단지 그림자만을 보면서도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그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 때로는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바꿔서 보기도 하고 사실이 아닌 것에 골몰하며 그것을 사실이라고 자기 최면까지 사용하여 보곤 한다. 누구나 때때로 그러는 것 같다.

 

 

사진을 보면서 이런 저런 망상을 즐기다가 이런 생각도 했다. 사람들은 놀랍고 획기적인 것을 원한다. 그런데 아주 놀랍고 획기적인 것이란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그림자를 보면서 놀랍고 획기적이라고 하는 걸까? 어쩌면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만들고 자기 최면을 걸고 그것을 믿는 건 아닐까? 왜냐하면 자신이 그것을 원하고 찾기 때문에.

 

친한 선배가 ‘CEO의 습관’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CEO란 성공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은 사람이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다 보면 내 생활을 바로잡아주고 나에게 진지한 삶에 대한 격려와 채찍을 하는 것 같아서 나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그런데, 실제 CEO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이 책에도 CEO가 되는 아주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나와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꾸준히 자신의 삶에 교과서에 나오는 방법으로 성실하게 열심히 살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주 놀랍고 획기적이란 것은 처음부터 없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분의 강연회를 들었다. 그분이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마음 속의 이야기는 아주 놀랍고 획기적인 비법이 있는 것처럼 사기를 치는 사람에게 속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런 것은 처음부터 없다고 그는 말했다. 자신이 최근 3년간 예측한 주식정보가 거의 모두 적중했지만 그것은 운 좋게 주식이 모두 올라서 예측이 맞은 것이지 누구도 정확한 예측은 할 수 없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그는 평균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을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대박을 꿈꾸는 것처럼 아주 놀랍고 획기적이고 무엇인가를 원한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원하고 차원이 다른 어떤 전략을 원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애초에 없는 것이다. 아주 평범한 것이 평균보다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누적되고 복리의 개념으로 누적된다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아주 놀랍고 획기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놀랍고 획기적인 것을 찾기 보다는 평균보다 약간 높은 상태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유지하라는 말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약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정말 놀랍고 획기적인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놀랍고 획기적인 것을 만드는 아주 놀랍고 획기적인 비법인 거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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