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설립된 독일 미텔슈탄트 대학교는 현재 독일 9개 지역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강소기업대학이다. 9개 캠퍼스는 그 지역에 맞는 기업 인재를 양성한다. 현재 독일 4000여 개 기업들과 연계되어 있어 졸업 후 즉시 취업된다. 지난달 설문조사에서 독일 내 사립대학교 중에서 1위에 선정되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은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을 통해 국가 경제의 균형을 이룬다. 독일 강소기업은 평균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고 평균 종업원 수가 2000명이 넘는다. 이런 독일의 강소기업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졌을까? 오랜 기간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상생 협력 효과다.

최근 일자리창출과 소득주도성장이 우리 경제의 핵심이슈다. 소득주도 성장은 저임금노동자나 가계의 임금·소득을 올려 소비를 증대시키면 기업투자와 생산이 확대되고, 이것은 다시 소득증가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 정책도 펴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스스로의 경쟁력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 주도의 이런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수익성이 낮은 중소기업이 최저임금을 올리면 도산을 하거나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독일처럼 기업들 스스로의 노력과 상생 협력으로 고용을 늘리고 임금을 올려줄 수 있는 기업경쟁력을 먼저 키워야 하고, 정부도 우리나라 절대다수의 중소기업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데, 투자나 지원을 늘려나가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설립된 것이 한국강소기업협회다. 경쟁력이 약한 중소중견기업들이 모여 상생 협력으로 아이템개발, 판로개척,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서로의 경쟁력을 높이고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가자는 취지로 설립되었다. 따라서 회원들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즈음은 중소기업 경영자분들의 마인드가 국가경제의 힘이고 경쟁력이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숫자가 전체의 99%, 중소기업 종사자는 88%를 차지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강소기업이 많지 않고, 대부분의 중소기업 경쟁력도 부족하다. 그래서 대기업은 소득증가율이 높지만 경쟁력이 부족한 대부분의 중소기업 근로자들 임금수준은 낮아, 과거 10년 동안 가계소득은 연 2~3% 수준인데, 대기업 소득증가율은 연 20% 수준이다. 빈부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이유다. 그뿐만 아니라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중소기업은 구인난이 심각하다. 왜냐하면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대기업에 비해 급여 수준이 너무 낮고, 경쟁력이 떨어져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은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취업이 안되니 결혼을 안하거나 늦추게 되고, 이것이 출산율 감소에도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즉, 최근에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일자리창출, 출산율감소, 가계부채 등의 문제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묘수는 다름 아닌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강소기업을 많이 육성하는 것이다.

특히, 고용이 성장을 창출하는 패러다임으로 바꿔나가야 하고, 그 해결책은 무엇보다도 경쟁력 있는 많은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해서 기업 스스로 고용을 늘리고, 소득을 높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위해 중소기업 간에 또는 대기업, 중소기업이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상생 협력을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함께 해외시장에 진출하여 서로가 윈윈하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상생 협력이 활성화되고 공정한 거래와 성과 배분이 이루어지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GE 전 CEO인 잭웰치는 "자기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서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독일을 세계 최강의 자동차 왕국으로 만든 것은 도요타와 덴소, 벤츠와 보쉬의 상생 협력 때문이었다. 그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은 중요하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대기업의 경쟁력이 된다는 인식전환도 절대 필요하다. 협력사 품질개선은 대기업 완제품 품질력을 높여 진정한 고객만족을 가져다주고, 궁극적으로 판매성과로 나타난다. 따라서 대기업은 자신의 상품 품질력 향상을 위해 납품받는 협력업체 기술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결론적으로 중소기업 간에 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 강소기업으로 성장 발전해 나가는 것만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에 중심이 될 수 있다는 비전과 안목으로 한국강소기업협회 같은 단체에 적극 참여하여 서로 협력하고 실천해 나가는 기업인이 많이 나와야 우리 경제에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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