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최초로 적용된 사례인 비트코인을 '비트코인:P2P 전자 화폐 시스템'이라는 이름의 논문으로 세상에 소개됐다. 논문의 핵심은 분산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중지불을 막는 것이다.

디지털자산은 복제될 수 있기에 100만원이든 계좌로 10명에게 100만원씩 송금할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이라는 관리주체가 존재하며 이들은 고객들의 계좌와 송금내역을 보안시스템 아래서 보호한다.

하지만 중앙기관이 관리하는 장부는 몇가지 한계를 지니고 있다. 타 금융기관간, 특히 국경을 넘는 금융거래에 있어 송금이 느리고 수수료도 비싸다. 고객의 장부를 보호하는 시스템에 해커가 침투할 가능성도 있다. 개념적인 가정이긴 하지만 중앙기관이 고객의 계좌에 악의적인 위변조를 행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으로 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혹자들은 말한다. 여러 은행들이 별도로 관리하는 국지적 서버간의 연결이 아니라 초국적인 분산 네트워크로 개인과 개인이 연결된 블록체인에서는 국가간 송금이 더 빠르고 수수료도 낮다.

지난 10일 기준 비트코인, 이더리움의 송금 수수료는 각각 800원, 900원 수준이다. 국내 금융거래에 있어서는 기존 은행과 유의미한 차이는 없지만 최근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에서는 이마저 없애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어 향후 송금 수수료는 제로에 수렴할 것으로 예측된다.

송금 시간의 경우 비트코인 거래량이 최고치에 달했던 지난 1월 중순에는 9일까지 걸렸으나 현재는 15분 수준이다. 불안정하고 느려 실시간 금융거래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문제 또한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해결에 집중하고 있어 멀지 않은 미래에 비트코인이 개선되거나, 더 나은 암호화폐가 등장하여 실시간 금융거래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낮은 송금수수료나 빠른 송금시간보다 블록체인이 금융업계에 가져다주는 더 명백한 이점은 보안성에 있다. 블록체인은 최초 암호학 커뮤니티에서 제시된 개념이며 이중지불과 같은 디지털 정보의 위변조를 막기 위해 탄생했다.

블록체인 상에서는 최초의 거래내역이 담긴 제네시스 블록부터 몇초전에 생성된 최신블록까지 동일한 과거 거래내역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의 잔고 내역은 과거 거래내역의 결과물이기에 과거 거래내역이 안전하게 보호된다면 현재 계좌의 정보 또한 신뢰할 수 있다. 이중지불 등의 악의적 행위를 시도한다면 노드들간의 합의 과정에서 모니터링되고 걸러지게 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블록체인 예찬론자들은 금융거래에 있어 완벽한 수준의 보안을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물론 완전히 옳은 말은 아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 말하는 위변조와 실제 고객들의 계좌를 노리는 해커들의 위변조 행위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해커들이 고객의 계좌에서 돈을 해킹하려 할때는 과거 거래내역을 조작하여 현재 계좌 내역을 변경하지 않는다. 그들은 과거 거래 내역이 어떻간에 현재 계좌에 침투하여 돈을 빼내려 할 것이다.

블록체인에서 개인의 계좌, 즉 암호화폐 지갑은 개인키(Private Key)라는 비밀번호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개인키에 대한 정보는 각자 개인이 소유하며 블록 속에서 보관되지 않기에 블록체인이 자랑하는 보안성의 영역 밖에 있다.
해커가 개인키를 탈취하면 지갑속의 돈을 얼마든지 꺼내올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개인키가 컴퓨터 하드웨어에 보관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까지 갈 것도 없이 인터넷망을 통한 개인 컴퓨터 해킹을 통해서 해커는 개인키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암호화폐 지갑에 접근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의 마운트곡스, 비트스탬프, 코인체크, 국내의 야피존에서는 작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의 암호화폐가 탈취당한 사례가 있다. 이 경우에도 블록은 해킹당하지 않았다. 해커들에게 탈취당한 것은 블록체인에 보관되지 않은 고객들의 개인키였다.

좋은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는 명제는 장기적으로는 참일지 모른다. 완벽한 보안성을 가진 빠르고 수수료 없는 금융이라는 이상을 향한 솔루션의 하나로 블록체인이 등장했다. 그러나 그 거대한 이상을 향해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세부적인 문제들이 존재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블록체인이라는 거대한 담론속에 숨어있는 운영상의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토크나이제이션 컨설팅 팀 플릭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산업 적용에 대해 분석하고 컨설팅을 제공 합니다.
주로 리버스 ICO를 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암호화폐의 개념 설계와 수익모델 전략을 수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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