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마셔도 살 안찐다고?

입력 2013-02-15 12:29 수정 2013-02-15 13:20
눈이 번쩍띄는 뉴스였습니다. "오해하지 마!, 맥주 마셔도 살 안 찐다"입니다.
요즘 뱃살 빼려고 맥주를 굶고 있던 차에, 오늘 저녁 맥주마실까도 생각해보았습니다. 내용을 확인해야겠기에, 클릭했습니다. 하지만, 이론에 불과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론이 현실에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론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현실에서 작용하는 변수가 이론에서 제시한 변수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해하지 마!, 맥주 마셔도 살 안 찐다"가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보도내용이 맞습니다. 맥주의 단위당 열량이 포도주같은 과실주, 위스키같은 독주, 오렌지주스같은 과실주스보다 적다고 합니다. 따라서, 같은 양을 마신다면 과실주나 과일주스보다 맥주를 마시는게 열량섭취가 훨씬 덜하겠지요. 따라서 "맥주뱃살(beer belly)"라는 용어에서 나타나듯, 맥주를 비만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입니다.

논리적으로는 틀리지 않습니다.

문제는 현실에 적용될때입니다. 보통 맥주를 마시면 어느정도 마실까요? 355 ml짜리 한캔 마시고 마는지요? 한번 마시면 서너캔은 마시지 않나요? (저만 그런가요?) 6캔짜리 한묶음을 다 마시는 경우도 있지요. 이 경우 2리터가 넘습니다. 반면, 포도주는 어떻게 마시나요? 한두잔 정도. 오렌지주스는요? 한두컵 정도.

또 맥주마실때 맥주만 마시나요? 늘 기름진 안주가 따라붙지요.

폭력게임의 효과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있습니다. 폭력적인 게임에 노출된 개인의 공격성은 증가합니다. 그렇다면, 폭력적인 게임이 사회에 많이 퍼지면, 그 사회의 공격성이 증가해서 범죄의 증가로 이어질까요? 그 반대입니다. 개인의 공격성은 증가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범죄의 감소로 이어집니다.

바로 시간이란 변수때문입니다. 폭력적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공격성이 높은 사람들입니다. 범죄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들이 쓸수 있는 시간은 하루 24시간 한정돼 있습니다. 먹고 자고 ... 게임하다 보면, 밖에 나가 싸울 시간이 아무래도 줄겠지요. 개인수준의 공격성 증가가 생태적 환경에서 오히려 반대로 작용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뱃살에 관한한 맥주는 억울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맥주를 마시는 생태적 환경(양과 안주)을 고려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맥주마시면 살 찝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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