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의자를 치워야 하는 이유

입력 2013-02-14 23:34 수정 2013-02-14 23:42
다소 충격적인 연구결과입니다. 하루 1시간씩 자전거 타기를 해도, 별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학술지 PLOS One에 실린 "Minimal Intensity Physical Activity (Standing and Walking) of Longer Duration Improves Insulin Action and Plasma Lipids More than Shorter Periods of Moderate to Vigorous Exercise (Cycling) in Sedentary Subjects When Energy Expenditure Is Comparable"란 긴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운동은 시간이 문제이지, 운동의 강도는 별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20명의 참가자들은 무운동집단, 1시간운동집단, 6시간활동집단 등 세개 집단으로 나눠 4일동안 정해진 일과대로 시간을 쓰도록 했습니다. 무운동집단은 하루 8시간 자고, 14시간 앉아서 하루를 보내고, 1시간운동집단은 무운동집단과 다른 것은 모두 같고, 하루 운동 1시간(실내 자전거), 앉아서 하루를 보내는 시간 13시간을 쓰도록 하고, 6시간 활동집단은 4시간을 걷기, 2시간은 서서 하루를 보내도록 했습니다.

운동량은 1시간운동 집단과 6시간 활동집단 모두 450kcal를 소모하도록 했습니다. 1시간 운동한 집단과 6시간 활동한 집단의 운동량은 비슷하도록 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들의 하루 운동량은 ActivPAL이란 기기를 이용해 모니터했습니다.

결과는 6시간 활동한 집단이 무운동집단과 1시간운동집단에 비해 인슐린 민감도가 증가하고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콜레스트롤 농도가 낮아졌습니다.

14시간 내내 앉아있기만 한 사람들에 비해 6시간 걷고 서있는 사람들의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은 뭐 그리 새로울 것도 없지만, 매일 1시간 자전거를 탄 사람들은 운동 효과를 별로 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꽤 충격적입니다.

보통 하루 30분 땀흘려 운동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연구에 따르면, 30분은 커녕 1시간을 땀흘려 운동해도 소용없다는 겁니다. 칼로리 소모량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활동시간이란 것입니다.

그런데, 그 양이 절망적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무려 4시간 걷고 2시간 서있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가급적 기회가 생기는대로 걷고 서 있어야 합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앉지말고 서서 가고, 한두정거장 정도는 걸어다니고, 에스컬레이터, 엘레베이터 가급적 이용하지 말고, 회의할 때 서서하고. 이렇게 하루 6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연구는 언론에도 보도됐는데, 연구내용을 오도하고 있습니다. 미국ABC는 "Walk, Don't Run, to a Healtheir You"라고 했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Walking 'is better than the gym': Long periods of gentle exercise are more beneficial than a high-intensity workout"라고 해서, 마치 달리기와 같은 강도가 높은 운동은 걷기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것처럼 보도했는데, 이는 왜곡보도입니다.

강도높은 운동1시간과 강도가 낮은 운동 1시간을 비교한게 아니라, 같은 열량을 소모하도록 하고, 한쪽은 1시간, 다른 한쪽은 6시간을 활동하도록 하고 비교한 연구입니다.

따라서, 이 연구의 요지는 운동 1시간 해봤자, 아무리 강도가 높아도 소용없고, 활동시간이 하루 6시간은 돼야 운동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언론도 외국 언론을 그대로 소개했는데, 혹시 그 뉴스 보고, 운동 그만둬야 겠다는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1시간 운동했다고 해서, 걷기나 서있기를 게을리 말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앉지 말고 걷고 서 있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일 필요가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의자를 모두 없앤 칸을 만드는 것도 좋겠습니다. 의자가 없어진 만큼 공간이 더 넓어지니 지하철이용이 더 쾌적해지겠습니다. 건강까지 챙기면서 말입니다.

당장 하기 쉬운 것은 회의실 의자 치우기입니다. 회의실 의자 없애면, 회의시간 질질 늘어지지도 않고, 의자 값 절약하면서, 건강까지 챙길수 있으니 여러모로 좋군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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