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미덕

입력 2012-07-24 11:51 수정 2012-07-24 11:53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선행을 이끌도록 하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다양한 요인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소문입니다. 사람들은 평판에 대단히 민감합니다. 사회적 동물중에서도 최상위 사회적 동물이라 그렇습니다.

소문은 어디나 있습니다. "여기는 정말 말많은 동네야"라고 말하지 않는 집단이 어디 있을까요?

물론 소문에 대해 지긋지긋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라이브사이언스의 기자들도 그런 사람들었던 것 같습니다. 인간의 가장 파괴적인 행동 중 첫째로 꼽았으니까요. 이 내용은 국내의 언론에 의해 그대로 전달됐습니다. (학술지가 아닌 라이브사이언스의 기획성 기사를 그대로 전하는 행태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사회에 소문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라이브사이언스가 인용한 던바는 사회뇌가설로 유명한 학자입니다. 그는 인간이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갖게 된 이유를 인간의 소문하는 능력에서 찾았습니다. 사회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기제가 바로 소문이라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소문의 친사회적 기능을 실증적으로 검증한 연구도 나왔습니다. 심리학 학술지 성격과 사회심리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012년 102권 5호에 "소문의 미덕: 친사회적 행동으로서의 명성정보 공유(The virtue of gossip: Reputational information sharing as prosocial behavior)"라는 제목의 논문입니다. 명성정보를 나눔으로써, 사회 내에서 나쁜 짓을 못하게 하고 친사회적 행동을 촉진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점에서 라이브사이언스의 기사는 소문의 기능을 완전하게 잘못이해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물론 100%틀리지는 않았습니다. 소문에 파괴적인 측면이 없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간사회에서 소문을 통해 그 집단에 적합하지 않는 개인을 추방하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소문의 파괴적인 힘은 구성원이 명성에 신경쓰고 친사회적 행동을 하도록 하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그렇기에, 개인이건 기업이건 모두 명성을 관리해야합니다. 단기적인 이익극대화에 눈이 멀어 명성을 내팽개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존재는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서 축출되지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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