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명품구매가 기분을 좋게는 하지만...

입력 2012-07-07 20:04 수정 2012-07-08 00:54
이른바 명품이라 불리는 사치품들은 어떤 사람들이 사는 것일까요? 아주 고가이기 때문에 우선 돈이 많아야겠죠. "나 이렇게 돈이 많고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야"라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이 부분을 강조한 이론이 값비싼 신호이론입니다. 그런데 이런 요인 말고도 사치품을 구매하는 동기가 더 있습니다.

학술지 소비자연구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 8월호에 실릴 "고도로 미적인 상품 선택을 통한 자기확증(Self-Affirmation Through the Choice of Highly Aesthetic Products)"이란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그다지 좋은 느낌을 갖고 있지 않을 때 상품의 기능보다는 외형을 기준으로 구매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좋은 것으로 여기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외형이 매력적인 상품구매는 상품 구매자도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여겨 자존감(self-esteem)이 향상된다는 것입니다.

사치품들이 가격을 아주 높게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팔리는 이유는 제품의 기능보다는 외형에서 찾을 수 있을겁니다. 미적인 기준으로 보면 꽤 잘 만들었으니까요. 위의 연구를 적용하면 사치품구매는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갖기 위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 반전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상품 구매로 자신감을 회복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다고 합니다. 자신감이 생겼으니 더 이상 자존감 향상에 돈을 쓸 이유가 없어진 것이죠.

이른바 명품이라는 불리는 사치품이 전체 경제에는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국내언론에는 "쇼핑이 정신건강에 좋은 이유"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는데, 정확한 제목은 아닙니다. 기능 중심이 아닌 외형이 아주 뛰어난 상품 구매에 대한 연구니까요. 해당 기사는 라이브사이언스에 실린 기사를 옮겼는데, 영문제목이 "Why shopping may be good for you"입니다. 첫 기사의 오류를 그대로 따라한 셈입니다.

사족: 한국언론의 외신 그대로 옮겨적는 관행은 언제나 극복하려나요. 한국의 제조업은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수준에 올라 있는데, 언론은 아직도 외신을 그대로 옮겨적는 관행을 못버리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60년대 완제품 수입해 포장만 바꿔파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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