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티브 정치공세가 효과적일까?

입력 2012-05-30 22:18 수정 2012-05-31 10:42
한 인터넷 매체가 "네거티브 공세가 효과적이다"라고 단정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그 근거로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네거티브 공세가 증가하고 있다는 자료를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상대를 비방하는 광고량의 증가"가 끝나지도 않은 선거에서 네거티브 공세가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요? 이건 두번 생각할 필요도 없는 문제입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렇게 과감한 주장을 했다 했더니 MSNBC가 보도한 내용(why do negative political ads work?)을 옮긴 것이었습니다. 같은 연구를 전한 USA Today나 CNN은 2012년 미국 대선이 과도하게 부정편향으로 바뀌고 있다(2012 campaign ads tak 'dramatic negative turn)라고 전했습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연구의 내용에 충실한 것으로 보다 정확한 보도라고 할 수있습니다.

네거티브 공세가 효과를 보기 어려움을 증명하는 유명한 연구가 있습니다. 흰곰실험입니다. 지금 당장 독자 여러분도 해볼 수 있습니다. "흰곰을 생각하지 말도록 해보세요." 어떻습니까? 흰곰을 생각하지 않는게 가능합니까? 흰곰을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흰곰이란 생각을 떠올려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놓입니다. 자꾸 흰곰을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다보면, 흰곰을 더 생각해야 하고, 그만큼 흰곰에 대한 생각이 더 쉽게 떠오르게 됩니다. 흰곰이란 생각의 인출용이성(ease of retrieval)이 증가하게 됩니다.

온통 특정 후보에 대한 정보가 부정적이라면 네거티브 공세가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당하는 후보 스스로 적극적으로 부정 공세에 방어할 뿐 아니라, 본인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도 적극적으로 광고합니다. 네거티브광고의 부정성은 희석되고, 해당 후보에 대한 인출용이성만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뿐입니다.

결국 네거티브 공세의 의도는 상대를 나쁘게 묘사해 득표를 못하게 하려는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상대를 더 생각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번 4/11총선에서 우리는 직접 목격했습니다. 압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정당이 의석 과반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상대방의

실정에 초점을 맞춰 네거티브 공세에 몰입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상대 후보의 결함만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던 후보도

대통령의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MSNBC가 보다 정확하게 보도했다면, "왜 후보들은 부정 정치공세 유혹에 쉽게 빠질까?"정도가 되겠습니다. 그 이유는 부정적인 정보가 살고 죽는 문제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이 부정적 정보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본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부정편향(negativity bias)라고 합니다.

광고를 기획하는 주체나, 광고를 접하는 수용자 모두 부정적인 내용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지만, 그게 뜻대로 네거티브 공세를 한 후보의 득표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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