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의 심리

입력 2012-02-09 10:49 수정 2012-02-0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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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1981년 민정당 창당 이후 31년이나 써온 당의 색 파란색을 버리고 빨간색을 선택했습니다. 이

선택은 원칙적으로 옳습니다. 빨간색은 보수의 색이고, 새누리당은

보수정당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보수정당인 공화당의 색이 빨강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빨강으로 당의 색을 바꾼 이유를 보면 정반대입니다. 변화를

추구하며 당의 정체성에서 ‘보수’를 빼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선택한게 ‘변화의 색’으로

여긴 빨강입니다. 빨강은 결코 변화의 색이 아닙니다. 빨간색은

위험과 실수와 연결되는 색입니다. 사람들의 회피동기를 작동시켜 조심스럽게 합니다.
반대로 파랑은 개방성과 평화의 색입니다. 접근동기를 작동시켜 새로움에

도전하도록 하는 색입니다. 주변 환경이 우호적이어서 실패를 기꺼이 용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위험한 선택도 과감하게 하도록 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 주장이 아니고

색채심리학의 정설입니다. 신호등에 정지신호를 빨강으로 쓰는 이유도 바로 빨강은 경고의 색이기 때문입니다.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을 추구하도록 합니다.새누리당이 빨강을 당의 색으로 채택한 결정으로 결론적으로 보면 맞습니다. 다만

그 이유가 틀렸을 뿐이지요. 정강에서 ‘보수’를 삭제한 선택은 안타까운 결정입니다. 한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는

모두 필요합니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 죽이 되도록 섞여 각자의 색을 상실하면 안됩니다. 각자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비빔밥이 돼야지요.

**
왜 한국에서는 빨강이 진보의 색이 됐을까요? 공산혁명 당시

“붉은 깃발”을 내걸었던 역사적 특수성 때문입니다. “혁명”은 분명 변화이고, 이를

상징하는 색을 빨강으로 썼으며, 그 전동이 동유럽에서 아시아까지 전해졌습니다. 동족상잔의 아픔이 깊게 남아 있는 한국에서는 빨강을 공산혁명의 색으로 여겨,

‘레드컴플렉스’라는 용어까지 생겼습니다.




심지어

어느 방송국이 새로운 로고를 회색과 빨간색으로 만들었는데, 왜 빨간색을 넣냐며 보수단체가 시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얼마 후에 그 방송국의 로고에서 빨간색이 사라졌습니다. 인과관계는 확인할수 없지만 한국사회에서 빨강에 대해 뿌리 깊게 박힌 이미지를 짐작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과연 빨강은 진보의 색일까요? 이에 대한 답은 공산주의가 정말로 진보적인

사상인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장 보수적인 사상입니다. 구성원이 똑같이 나눈다는 “원시공산주의”란 말 다들 아실겁니다. 인류가 초기에 채택했던 경제제도입니다. 공산주의는 새로운 것을 하자는게 아니고 가장 원시적인 형태로 회귀하자는 사상입니다.





공산혁명이 발생하는 상황도 진보적인 의식이 발동한게 아니었습니다. 중산층을

포함 국민대다수를 정말로 살수 없는 지경에 몰아대니 국민들이 어쩔수 없이 혁명에 내몰렸던 것입니다. 즉, 변화를 원한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있자니 다 죽을 것 같다는 위기감이 형성됐기에 혁명에 나섰던 것입니다. 공산혁명이 선진국이 아닌 후진국이나 착취가 심한 식민지에서 일어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공산혁명이 빨강을 선택한 이유가 나오지요. 빨강은 위험을 알리는

색입니다.
보수의 색인 빨강이 역사적 특수성에 의해 진보의 색으로 오인돼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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