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만 더 행복해지기

입력 2012-02-07 07:11 수정 2012-02-0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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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속삭이는 자기계발서에 속지마세요”라는 기사를 보게됐습니다. 한 포털의 뉴스의 생활란에 댓글많은 뉴스에 올라왔기도 하고, 제목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기사를 열어보니 책소개하는 단신이었습니다. 실망스러웠지만 제목 잘 뽑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책이

추구하는 방향도 잘 생각해 봐야 할 내용입니다.
사람들에게 ‘행복’이 참 중요한데 ‘행복’을

추구하는게 역설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데 걸림돌이 될수 있습니다. 지난해 이곳에 9월에 “행복의

추구와 참된 행복 사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행복에 대한

추구가 역설적으로 행복한 삶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된다는 연구를 소개한 글입니다. 참 역설적이지 않나요? 행복하고 싶어서 행복을 추구하는데 행복을 추구한다는 사실 때문에 행복하게 사는 게 힘들어 지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행복은 결과로서 얻어지는 것이지 목적으로서

추구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긍정심리학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마틴

셀리그만 교수는 그의 신작에 “행복”이란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번영이란 뜻의 “flourish”라고

했습니다. 부제에는 행복이 들어 있긴 합니다. 행복이란 단어를 전적으로

무시해서는 독자가 무엇에 대한 내용인지 모를테니까요.



소개한 책의 원제는 “도움: 살짝 더

행복해지고 더 이루는 법(Help!: how to become slightly happier and get a

bit more done)”입니다. 번역서의 제목은 “행복 중독자: 사람들은 왜 돈, 성공, 관계에

목숨을 거는가”라고 돼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원제가 더

책의 취지에 맞는 듯합니다. 책 소개에도 거창한 ’행복’을 찾지 말고 작은 지혜를 찾아 실천에 옮기라고 합니다.



이 책의 소개를 보면서 한가지 주의할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긍정적인 것만 추구하지

말라며 오히려 염세적 성향을 지닌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산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 말에는 상당한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긍정성에는 단지 “기분 좋은 무엇”만을 의미하는게 아닌 다양한 의미가 들어 있는 복합적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극복하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역시 긍정성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입니다.
또한 긍정적 기분 또한 포기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감정연구에 큰 기여를 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바바라 프레드릭슨 교수 연구에 따르면 긍정감정과 부정감정의 비율이 3:1에서 9:1 사이일때가 최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경우 삶에서 긍정감정 대 부정감정의 비율이 1:1정도라고 합니다. 긍정감정을 보다 강조해야 하는 상황적 이유입니다.




행복을 목표로서 추구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행복을

통채로 부정하는 일은 마치 목욕물을 버리며 아기까지 함께 버리는 오류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추가할 내용은 한때 행복전도사로 불리던 최윤희씨의 자살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출판사 리뷰에 "한편으론 행복전도사가 자살로 생을 마쳤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다. 자살을 뒤집으면 살자가 된다고 외치던 그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던 그녀는 정작 자신의 행복은 찾지 못했던 것일까?"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윤희 씨의 사례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최윤희씨는 극심한 만성 통증에 시달렸던 분입니다. 극심한 통증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는 잠시라도 경험해 보신분들은 조금을 알것입니다. 그런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도 아주 조금은 짐작할만 할겁니다. 우리는 마치 죽음은 절대 피해야 할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죽음은 삶과 동전의 양면의 관계에 있습니다. 행복한 삶이 필요하다면 "행복한 죽음" 역시 필요합니다. 모두가 죽지 않는 세상이 된다면 지구가 지옥으로 변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이런 점에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세상을 뜨는 것 역시 행복입니다. 최윤희씨의 경우 최선은 아니더라도 그 분이 선택할 수 있는 차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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