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는 여성을 물건처럼 여길까?

입력 2011-11-06 18:00 수정 2011-11-0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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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포르노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포르노에 등장하는 여성을 대상화(objectification)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사람을 물건처럼 여긴다는 겁니다. 물건처럼 여긴다 함은, 감정도 경험하지 못하고 작인(作人: agency)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작인이란

자기조절, 도덕판단, 계획수립 등 어떤 일을 주체적으로 실행하는 등 인과적 결과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어떤 주장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근거는

관찰과 측정을 통해서 제시될 수 있습니다. 이게 경험과학의 원리입니다.



미국 메일랜드대, 예일대 등 일군의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이 과연 포르노에 등장하는 여성이 대상화하는지 검증해 보았습니다 (요즘은 철학자도 심리학자처럼 실험연구합니다.) 모두 6차례의 실험을 했지만, 여기서는

한 종류만 소개하겠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고 각각 아래의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세번째는 속이 보이는 시스루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사진의 인물이 경험성이 있는지, 그리고 작인성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결과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즉, 섹시할 수록 경험성은 높다고 대답한

반면, 작인성은 더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섹시하게 보일 수록 그 사람은 즐거움이나 고통 등의 경험을 더욱 강하게 경험하는 반면, 자기 조절이나 계획 수립, 혹은 도덕파단 등의 능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본 겁니다. 




나머지

유사한 5차례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예를들어 얼굴만 보여주었을때보다 얼굴과 몸을 함께 보여주었을 때 작인성은 떨어지고, 경험성은 높았습니다. 여자가 남자사진을

보았을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고요. 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점은 분명합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포르노에 나왔다고 해서 물건 취급하지 않습니다. 도덕적으로 책임질 능력은 떨어지지만, 감정경험은 더 강렬하게 한다고 보기에, 동물화한다는게 보다 정확한

표현입니다. 기존의 연구에서 여성을 대상화한다고 했던 것은 '작인성'만 보았지, 경험성은 측정하지 않은데서 오는 오류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 연구의 이론적 의미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인지하는지를 밝혔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여러 관점이 있는데, 이 연구의 저자들은 경험성-작인성 두 차원으로 구분해,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 것이지요.이 연구는 학술지 <성격과 사회심리학회지(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게재확정됐습니다. 내년 초에 출간되겠네요. 논문 제목은 "몸 그 이상: 마음 지각과 대상화의 본질(More than a body: mind perception and the nature of objectification)"입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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