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란 양조용 포도를 발효시켜 만들어진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입니다. 비교적 간단하게 설명되지만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와인들은 셀 수 없이 많고, 그 각각은 다른 향과 맛을 가지고 있죠. 그 신비한 비밀은 포도 나무가 자라나는 떼루아(Terroir, 와인이 생산되는 자연 환경)로 시작해 완성된 와인이 병에 담기기 까지 모든 과정에 있습니다. 케익브레드 셀라(Cakebread Cellar)의 대표 브루스 케익브레드(Bruce Cakebread)씨는 ‘모든 순간 오직 맛있는 와인으로 완성되는 것만을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생산자들은 각각의 과정에서 선택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와인을 생산하게 됩니다.

케익브레드 셀라에서 직접 가져온 샘플 와인들 / 이미지=서민희

 

 

와인의 향과 맛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미국 나파 밸리의 다양한 위치의 포도밭들 / 이미지=신세계LNB 제공

포도 나무는 자연의 일부로 포도밭을 이루는 지형과 기후, 토양 등과 같은 떼루아의 영향을 받습니다. 위 지도의 포도밭 중 가장 북부인 댄싱 베어 랜치(Dancing Bear Ranch)는 해발고도 1450~1600m의 햇볕이 잘 드는 산의 경사면에 위치합니다. 이곳은 고품질의 포도가 생산되고 있으며, 실제로 다른 포도밭 포도의 도움 없이 이곳에서 재배된 포도만을 사용하여 와인으로 판매됩니다.

도그우드 랜치(Doggwood Ranch)는 점토질의 토양을 가지고 있으며, 이곳의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은 힘이 좋고 풍만한 스타일로 완성됩니다. 가장 남쪽의 서스콜 스프링크(Suscol Springs)는 가장 낮은 기온과 돌로 이루어진 토양을 가지고 있으며, 와인에서는 날카로운 산도와 특유의 타바코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도그우드 랜치, 서스콜 스프링크 그리고 또 다른 포도밭에서 재배된 포도들은 서로의 장점을 가지고 하나의 와인으로 완성됩니다.

 

 

포도는 수확하는 방법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포도를 손으로 직접 따서 수확하면 우아하고 잘 잡힌 균형감으로 마시기 편안한 와인이 됩니다. 반면에, 기계로 수확하면 짙은 색과 함께 신선하고 푸릇한 과실 풍미를 가지는 와인이 됩니다.

또한, 수확하는 시기나 시간에 따라서도 와인의 스타일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일부 생산자들은 신선한 포도의 수확을 위해서 충분히 온도가 떨어지는 새벽에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야간의 수확 작업 / 이미지=케익브레드 셀라 제공

 

 

500L과 225L 오크 배럴과 1700L 콘크리트 에그 탱크 / 이미지=케익브레드 셀라 제공

와인의 숙성 과정에 담기는 용기 역시 와인에 영향을 미칩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오크 배럴 안에서는 다양한 향신료 풍미를 더해 복합미 있는 와인으로 숙성됩니다. 이때, 작은 용량의 오크 배럴 또는 사용되지 않은 새 오크 배럴의 경우 더 짙은 오크 풍미를 더하게 됩니다. 반면에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는 포도 품종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풍미를 지속시켜줍니다. 그리고, 최근 생산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콘크리트 에그는 두꺼운 벽 두께로 외부 온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와인을 일정한 온도로 유지 시켜줍니다. 뿐만 아니라, 곡선 형태는 와인이 자연적으로 순환하여 균질한 상태의 와인이 되는데 도움을 줍니다.
 

점묘법으로 완성된 와인

이미지6. 조르주 쇠라(1859~1891)의 <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위한 습작(1884)> / 출처=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멀리서 바라보면 평범한 유화 작품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단색으로 이루어진 수백만 개의 점이 찍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법을 점묘법(Pointillism)이라고 합니다.

와인의 생산 역시 점묘법과 같습니다.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는 포도즙들이 섞여서 하나의 와인으로 완성되죠. 집중해서 느껴보면 와인으로 완성 되기 전 거쳐온 발자취 하나하나를 고스란히 느끼 실 수 있을 것입니다.

 

*<케익브레드 셀라>의 국내 판매처 = 와인앤모어, 신세계백화점 전점
現) 외래교수, 예술가, 저널리스트

필자는 현대 예술의 중심인 미국에서 CAD-CAM을 전공했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했던가. 예술 속에서 지나온 세월을 되짚던 중 운명처럼 와인을 만났고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현재 국제 와인 저널리스트와 심사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경닷컴에서 예술과 와인을 찾아 여행을 떠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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