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뇌를 바꾼게 아니고...

입력 2011-10-22 12:00 수정 2011-10-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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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사용과 편도체의 크기와 관계있다”는 말과 “SNS가 뇌를 바꾼다”는

말은 다른 내용입니다. 앞의 문장은 상관관계이고, 뒤의 문장은

인과관계입니다. 상관관계가 있으면 인과관계도 있을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늘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보지요. 어느 해변도시의 시장이 있다고 합시다. 어느날 자료를 보니,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늘어난 달에 익사사고도 증가하는 현상을 알게됐습니다. 이 자료를 토대로 그 시장이 아이스크림 판매가 익사사고를 유발한다고 결론

짓고, 아이스크림 판매를 제한하려 한다면 어떨지요?



인과성이 성립하려면 최소한 3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우선, 상관성입니다. 두가지

사건이 함께 발생해야 합니다.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익사사고 사이에 상관성이 있습니다. 둘째 시간적 순서입니다. 원인이 되는게 먼저 발생해야 합니다. 아이스크림 판매량 증가와 익사사고 사이에 어느 것이 우선인지 알 수 없습니다. 세째, 비허위관계이어야 합니다. 즉, 제3의 요인에 의해 두 가지 사건이 발행한게 아니어야 합니다.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익사사고의 증가는 날씨라는 제3의 요소가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익사사고는

허위관계입니다. 날이 더워져 아이스크림 판매가 늘었고, 날이 더웠기 때문에 물놀이가 늘어 익사사고가 늘었습니다.



다시 SNS와 뇌의 관계로 돌아와 보죠. 이 연구는 “영국왕립과학회보: 생물과학(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iologial Sciences)”에 최근 발표된

논문입니다. 제목은 “온라인 사회망의 규모는

인간의 뇌 구조에 반영된다 (Online social network size is reflected in

human brains structure)”입니다. 즉,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사용량에 관련된 사람의 뇌가 어느 부분인지 밝혀낸 연구입니다. SNS사용이 뇌의 변화를 초래했는지, 반대로, 특정 부분의 뇌가 큰 사람이 SNS사용에 적극적인지는 알수 없습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있습니다. 논문이 공개돼 있으니 직접 읽어보시지요. 



이를 보도한 외신들은 대부분 이런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ABC방송의 경우 “페이스북 친구의 수와 뇌의 크기에 연관이 있다(Facebook Friend Numbers Linked to Brain Size)”고 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 영국 BBC는 “인터넷이 뇌를 바꾸고 있을지도 (Internet ‘may be changing brain)”라고 보도 했습니다. 하지만, 본문에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란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언론은 인과관계를 단정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합뉴스는 “SNS, 사람의 뇌를 변화시킨다”고 했고, 매일경제는 “페이스북 친구 많을 수록 뇌 커진다”고 했습니다.
물론 모든 국내 언론이 인과관계로 단정짓지는 않았습니다. 서울신문은 “英연구팀 “페이스북 친구 숫자와 뇌 크기 관계있다”고 했고, 코메디닷컴은 “페이스 북 친구 많은 사람, 뇌 자체가 다르다”며 상관관계임을 제대로 밝혔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미디어의 사용이 인간의 두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는 진행중입니다. 미디어 사용이 두뇌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론할 근거도 꽤 됩니다. 그러나, 위의 연구는 그런 내용이 아닙니다. 상관성을 밝힌 연구입니다. 앞으로 인과성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연구이지 인과성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언론의 위기라고 합니다. 급격한 환경변화가 주된 원인입니다. 그러나 과대포장하는 뉴스 생산자들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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