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단지 수정된 어류에 불과하다니...

입력 2011-10-12 09:00 수정 2011-10-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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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이 진화론을 소개했을 때, 사람들은 다윈을 조롱하며, 원숭이 몸에 다윈을 얼굴을 합성했습니다. 어떻게 우리 인간이 저열한

동물과 같은 계열이냐는 반감에서입니다. 진화론이 무엇을 말하는지 잘 모르고 한 행동이긴 합니다. 모르면 용감해지니까요.그런데, 무식한 행동을 촉발하는데는 과학자들의 무책임한 언사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수중생물에서 육상생물로의 진화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호주의 과학자들이 그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살아 있는 화석’ 이라 불리는 폐어(폐로

호흡하는 물고기)의 배지느러미 근육을 보니, 육상생물의 뒷다리가 어떻게 발전됐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호주의 진화생물학 연구팀은 "폐어의 생물학적 특징들이

인류 진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4일

학술지 '공중과학도서관-생물학'(PLoS-biology)에 게재했다고 합니다. 보도자료를 수정없이 배포하는 싸이언스데일리에 실렸다고 하니, 연구진들의 주장이 거의 그대로 실렸을 겁니다.



인간은 분명히 육상생물입니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육상생물이 인간은

아닙니다. 따라서, "폐어의 생물학적 특징들이 인류

진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는 문장은 "폐어의

생물학적 특징들이 육상생물 진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로 수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간단한 논리를 무시하고, “인류는 단지 수정된 어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니 과학, 특히 진화과학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자리잡는 겁니다. 유능한 과학자들이 왜 이런 오류를 반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최초의 육상생물에서 인류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그 사이에 “결정적인” 단계가 많이 있습니다. 우선, 미주신경(Vegas nerve)이 생겨야 합니다. 그리고, 이 미주신경이 고도로 발달해야 합니다. 집단을 이룬 다음, 두 다리로 곧추서야 합니다. 가장 결정적으로

신피질의 용량이 급격하게 증가해야 합니다. 루시라고 이름지어진 화석을 통해 알려진 4백만년전의

오스틀라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의 뇌 용량은 500cc에 불과했습니다. 현생 침팬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3백만년이 조금 넘는 세월이 흐르자 2배로 증가하고, 수십만년만에 다시 두배로 증가합니다. 진화적 시간으로 따지면 수십만년은

아주 짧은 시간입니다. 인류라고 하면 바로 이 1500cc 용량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인간의 다양한 본성이 이 시기 즉, 500cc에서 1500cc의 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생겼습니다. 1500cc의 뇌를 갖고 있기에 현생 인류는 다른 동물과는 구분되는 고도의 지적능력을

갖게 됐습니다.



인간은 동물의 한 종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동물이면 다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안도현의 트위터: https://twitter.com/socialbrain_kr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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