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조합: 권력 + 낮은 지위

입력 2011-10-04 09:00 수정 2011-10-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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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거리를 돌아다니며 젊은 여성들에게 페인트를 뿌려 피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개인 사업하다 거래 업체에서 여직원이 대금 결재를 늦게 처리해 부도를 당한 사업가였다고 합니다. 부당하게 부도당한데 앙심을 품고 젊은 여성들에게 분풀이를 했다고 합니다. 그 여직원이 무슨 사정으로 대금을

늦게 처리했는지 알길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사회적 지위는 낮지만 권력은 막강한 대기업이나 관공서 하위직 직원들의 불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실험사회심리지(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곧 실릴 논문 “지위없는 권력의

파괴적 특질(The destructuve nature of power without status)”이

왜 권력을 쥔 하위직 직원들의 횡포가 심한지에 대한 설명을 제시했습니다.(링크: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2210311100196X)



권력은 힘의 불균형을 의미합니다. 권력자는 자원을 통제함으로서 권력이

없는 존재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권력의 이런 특징이 권력자로 하여금 타인을 대상화(같은 사람으로서 존중하기 보다, 수단으로 취급)하면서, 힘을 남용하도록 합니다. 지위는

존중 혹은 존경을 의미합니다. 지위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존중이나 존경을 받지 못함을 의미합니다. 존중을 받지 못하는 낮은 지위의 사람들은 폭력성이 높은데, 이는

자아존중감의 손상에 따른 보상작용입니다.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이 두 요소(큰 권력과 낮은 지위)가 함께 작용하면 그 파괴적 성격은 배가되겠지요. 남캘리포니아대학

나다니엘 패스트 등 연구진은 이 가설을 검증했습니다. 대학생에게 높은 지위와 낮은 지위의 역할을 부여한

다음, 권력을 행사하도록 했습니다. 상대방에게 50달러를 주면서 일을 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과는 예측대로, 지위가 낮지만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참가자들이

가장 못된 일(예: 개처럼 짓기)을 시켰습니다. 낮은 지위와 권력이 최악의 조합인 셈입니다. 그런데, 앞서 든 사례처럼 기업이 부도 나는 등, 이들이 권력을 행사함으로써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연구자들은 낮은 지위의 사람들은 자존감이 떨어지는데, 타인을 괴롭힘으로써, 이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 한다는 설명을 제시했습니다. 이 설명이 옳다면, 지위는 낮지만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직원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듦으로써, 이런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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