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향상의 꿈과 현실

입력 2011-10-01 13:17 수정 2011-10-0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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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밑리스(Limitless)는 두뇌 향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인 에디 모라는 마감을 지키지 못해 고심하던 중 뇌기능 향상제인 “NZT”를

먹고나서 그야말로 무한정한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이 약의

복용으로 생각의 속도가 무척이나 빨라지는 것처럼 묘사한데 있습니다. 생각의 속도가 보통사람들보다 수십배나

빨라져, 주변 환경에 대해 대단히 신속하게 파악한 다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 상황을 순식간에 고려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빠르게 배울 뿐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또한 한계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NZT같은 약품이 가능할까요? 그럴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가 과학 학술지 “과학(Science)에 게재됐습니다: http://www.sciencemag.org/content/early/2011/09/28/science.1209951



페이 왕 등 중국 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소속의

과학자들은 유전자를 쥐의 뇌에 주입해 쥐의 인지능력의 급격한 향상과 이로 인한 행동의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모든 사회적 동물에는 위계질서가 있습니다. 쥐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장쥐 앞에 그 이외의 쥐는 물러나야 합니다. 다음 링크의 유툽 동영상은 관검증(tube test)으로 연구팀이 쥐들 사이에 위계질서를 검증한 방법입니다: http://youtu.be/SIXAe2z8g1M



대장 쥐와 물러나는 쥐의 사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요소는 경쟁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사회인지 능력입니다. 뇌의 중간전전두엽(mPFC; medial prefrontal cortex)이

의도 파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등쪽(dorsal)부분의

mPFC가 타인의 의도 파악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의도파악이 사회적 위계질서를 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의도파악을 잘하면 지위가 높아지고, 못하면 지위가 낮아집니다.




왕 연구팀은 위에 소개한 관검증을 통해 지위가 낮은 쥐의 뒤쪽 mPFC의 신경세포에 GluR4라는 유전자를 주입(유전자를 조합한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방법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관검증을 실시했습니다. 1차 검증에서 대장쥐였던 녀석이 뒤로 물러났습니다. 위계질서가 바뀐

것이지요.



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전기화학신호를 주고 받는데, 이게 바로

생각의 속도입니다. 신경전달물질은 특정 수용체와 결합하는데, GluR4는

글루타메이트의(신경전달물질의 하나) 수용체인 AMPA수용체를 늘려줘, 그만큼

생각의 속도가 빨라지게 합니다. 뒤쪽(dorsal)부분의 mPFC에 GluR4를 주입함으로써,

해당 쥐는 경쟁 쥐의 의도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 결과로 대장쥐를 압도하고, 새로운 대장 쥐로 등극했습니다.



이 연구는 비록 쥐 실험이긴 하지만, 뇌기능 향상에 또 하나의 진전을

이뤄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뇌 기능 향상과 관련된 약품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에 작용하도록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문제는 뇌가 적응한다는데 있습니다.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많아지면 뇌는 여기에 적응해 수용체의 작용을 축소시킵니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약품은 초기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오래 복용하면 뇌 기능이 오히려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유전자 수준에서 신경전달물질의 수용체를 조작한다면 보다 효과적이면서도, 뇌의

적응에 따른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방법을 실제 사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갈길이 멀긴 하지만 영화 리밑리스가 보여준 세상이 현실이 될 날이 멀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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