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의 힘

입력 2011-02-14 21:54 수정 2011-02-14 21:57
1만시간의 법칙은 과학저술가인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를 통해 널리 알려진 성공의 법칙입니다. (특히 20세 이전에) 1만시간동안 의도적으로 꾸준하게 연습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의도적인 연습니다. 그저 1만시간을 채운다고 전문가가 되는게 아닙니다.

그런데, 이 1만시간의 법칙은 글래드웰이 1993년에 발표된 심리학 논문에서 발굴해 낸 겁니다. 글래드웰이 학계와 대중을 잇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낸 것이지요.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심리학과 앤더스 에릭슨 교수 연구팀이 1993년 심리학 학술지 <심리학 리뷰(Psychological Review)> 100권 3호에 게재한 논문 "전문역량 획득에서 의도적 훈련의 역할(The role of deliberate practice in the acquisition of expert performance)"이란 논문이 바로 글래드웰이 소개한 1만시간 훈련의 법칙의 원천입니다.

에릭슨 교수 연구팀은 음악 교육의 명문인 서베를린 음악학교 (Hochschule der Kuenste)를 찾았습니다. 음악학교 교수의 추천을 통해 바이올린 전공 20명과, 바이올린교육 전공 10명의 일상을 분석했습니다. 10명은 국제무대에 활동할 최고수준 학생 (best students), 10명은 국내무대에서 활동할만 한 수준의 우수한 학생 (good students)이었습니다. 나머지 10명은 연주자급의 실력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음악교육 전공(teacher)으로 구분했습니다.

이들의 일상을 통해 찾아낸 게 1만시간의 법칙입니다. 최고 수준의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연습량의 차이가 두드러졌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을 읽다보면 흥미로운 표가 나옵니다. 학생들이 잠자는 시간을 비교한 표입니다.

아래 표의 “Best Student”의 최고수준의 학생들의 대체로 새벽 1시에는 반드시 잠에 들고, 아침 8시까지 잠을 챙깁니다. 그런데, 우수한 학생들은 “Good Student” 밤에 잠을 덜 자고, 그 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의 수면시간이 적습니다. 실력이 떨어질 수록, 더 늦게 자고, 더 일찍 일어납니다. 더욱 더 흥미로운 현상은2-3시 사이의 낮잠입니다. 최고 수준의 학생들에서만 낮잠을 챙기는게 표에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전문역량 형성이 단지 우직하게 1만시간을 채우는데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표입니다. 조였으면, 풀어줄수 있는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실제, 낮잠이 두뇌에 대단히 유익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낮잠 전문가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 디에고 소재) 의과대학 새라 메드닉 교수에 따르면 낮잠은 인지기능 향상에 대단히 유익합니다. 낮잠에 효능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았고, 2008년에는 “성공하고 싶으면 낮잠을 즐겨라(Take a nap! Change your life)”라는 책도 냈습니다.

메드닉 교수에 따르면 최적의 낮잠 시간은 1시-3시 사이라고 합니다. 이 때에 깊은 잠과 REM수면을 적절하게 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낮잠 시간은 깊은 잠이 들기 전인 30분 이내로 하거나 깊은 잠과 REM수면의 한 사이클을 마치는 90분으로 하는게 좋다는군요.

매드닉 교수의 연구에서 인상적인게 뉴욕의 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2개월간 직원들에게 낮잠을 자도록 했더니, 밤잠의 질이 더 향상됐고, 낮에 조는 현상이 10% 줄었고, 직원들의 기분이 11%나 좋아졌다고 합니다. 동료관계도 10% 향상됐고요. 결근은 9% 감소했다고 합니다.

낮잠은 성공하고 싶은 기업은 반드시 도입해야 할 문화가 아닐까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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