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록체인 관련 ICO에 도전하는 많은 스타트업을 만나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보입니다.

이들 블록체인 사업에 도전하는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상당부분 리버스 ICO(기존 사업에 블록체인을 접목시킨 ICO)라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들에 의해 창조된 블록체인의 기본 정신인 탈 중앙화, 무결성, 신뢰, 합의의 정신이 100% 반영되지 않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형태의 ICO가 상당수 눈에 뜨입니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전문가라 일컫는 사람들은 탈중앙화되지 않은 블록체인 모델에 대하여는 야박할 정도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냅니다.

탈중앙화되지 않은 블록체인은 “사이비 블록체인”으로 규정하며 “억지로 블록체인”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탈중앙화가 되어 있지 않은 블록체인은 기술적으로 해킹에 취약하다거나 합의 과정의 불투명성, 그리고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물론, 참여자 보상은 형식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단정하여 비즈니스 자체를 부정하고 심하면 성토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의 비난도 받게 됩니다.

특히 아직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각국 정부의 입장과 법적인 체계가 정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봇물 터지듯 엄청난 규모로 쏟아져 나오는 각종 블록체인 기반의 신사업 모델과 더불어 진행되는 엄청난 규모의 ICO에 다단계 수법이 동원된 사기성 ICO가 극성을 부리는 있는 현실이기에 규제에 익숙한 관료들이나 법률가들 또는 아나키스트 성향이 강한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지적을 당하고 있습니다.

필자 역시 탈 중앙화 모델이 아닌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대하여는 상당기간 “블록체인을 위한 블록체인” “억지로 블록체인” “ICO를 위한 블록체인”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다시피 세계적인 발명품의 하나인 3M의 “포스트 잇”은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다가 실수로 탄생한 제품입니다. 강력 접착제의 기준으로 볼 때 포스티잇은 실패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쓰임새나 활용도는 강력 접착제보다 훨씬 더 유용하게 쓰이며 3M에 엄청난 돈을 벌어 주고 있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비아그라”  역시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하다가 치료제의 부작용에서 나타난 성능을 상품화한 우연한 실수의 제품으로 화이자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준 제품입니다.
이렇듯 새로운 영역, 새로운 시장의 탄생은 종종 의도하지 않았던 실수로 인해 탄생되어 온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블록체인을 억지로 갖다 붙였던, 부자연스럽던, 합의 과정이 운영자에 의해 독점적이던, 신뢰성이 부족하던, 또는 해킹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힘든 면이 다소 보이더라도, 상용화에 크게 문제가 안 된다면 모든 산업, 모든 비즈니스에 대입해 보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블록체인과 별로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방면에 다양한 시도에 대하여는 그 방법이나 과정이 불법적이 아니라면 가급적 좋은 시각으로 격려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비즈니스에서 어떤 획기적인 시장이 열릴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블록체인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컬럼니스트
현. 글로핀 회장 / CEO
  한국ICO 기업 협의회 회장
전. 상장회사 소프트랜드 대표이사
상장회사 넷시큐어테크놀러지 대표이사
  해태 I&C 대표이사
  코넥스 협의회 초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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