꺽이지만 않으면 강해진다

입력 2010-10-29 11:28 수정 2010-10-29 12:01
니체가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꺽이지만 않으면 강해진다 (Was mich nicht umbringt, macht mich stärker: What does not kill me, makes me stronger.)
 
고통은 이겨내면 삶의 힘이 된다는 가르침입니다. 어려움에도 꺽이지 않고 튀어오르는 힘, 즉 정신적 저항력 혹은 회복하여 돌아오는 능력을 회복탄력성(Resilience)라고 합니다. 니체의 "꺽이지만 않으면 강해진다"는 회복탄력성을 잘 표현한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니체의 "What does not kill me"란 표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Whatever does not kill us"라고 한 연구가 사회심리학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성격과 사회심리(Journal of Peraonality and Social Psycholgy)에 실렸습니다.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다는 연구입니다.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9.11테러는 많은 미국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심지어 직접적으로 9..11테러를 겪지 않은 사람들조차 외상후 장애 증후군을 앓을 정도였으니까요. 9.11 테러 발생 2개월 후 뉴욕시 외곽주민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 17%나 되는 사람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흥미롱운 사실은 9.11테러 발생 3년 후의 일입니다. 미국 버팔로대학의 마크 시리와 캘리포니아대학(어바인 소재) 앨리슨 홀만과 록산 실버는 2001년 9.11 테러 발생 이전시점부터 연구패널 2천4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매년 5차례 실시했습니다. 설문항목은 사회경제적 지위, 성격, 건강상태, 삶을 통해 경험한 역경, 최근 경험한 역경, 정신건강 및 안녕감 등입니다. 역경의 항목으로는 개인적으로 질병을 앓았거나 부상 당한 경험, 가족 사망, 재산 손실, 폭행 당한 경험, 이혼, 및 자연재해 경험 등이었습니다.
 
조사결과 역경과 삶의 만족도가 유(U)자형 상관관계가 나타났습니다. 역경을 경험한 사람은 심한 역경을 겪었던 사람뿐 아니라 역경을 전혀 경험하지 않았던 사람보다도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즉, 심한 역경만 아니면, 역경을 경험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연구입니다. 고난이 너무 심해 희망이나 자신감을 잃게 되면 삶이 불행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난에 꺽이지 않고 견뎌내면, 그 이후에 겪는 어지간한 스트레스는 사소한 것쯤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는 역량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역경을 이겨내지는 않습니다. ‘마음의 힘’이 강해야 합니다. 그러나, 간단한 '기술'만 있으면 누구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틀짓기(Framing) 기술입니다. 재검토(Reappraisal)라고도 합니다. 고난을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는 기회로 틀짓는 것입니다. 맹자께서도 비슷한 말을 하셨지요. <고자장(告子章)>에서 “天將降大任於斯人也 必先勞其心志 하늘이 장차 큰일을 맡기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마음이 고통을 격도록 한다”라고 했습니다.

참조문헌:
Seery, M. D., Holman, E. A., & Silver, R. C. (2010, October 11). Whatever does not kill us:Cumulative lifetime adversity, vulnerability, and resilie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Advance online publication. doi: 10.1037/a0021344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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