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내 탓이 아닌 전부 남 탓이다.
중요한 임원 인사를 신문을 보고 알고, 회사의 해외 투자 계획과 중요한 의사결정을 외부인을 통해 듣게 되었을 때 무슨 생각이 드는가? 부끄러울 수도 있고 회사의 방침에 대해 화가 난다. 소통에 관한 직원들 게시판을 읽어 보면 다음과 같은 불만이 많다.
- 자신이 제안한 보고서를 상사가 읽어 보지도 않고, 그 어떠한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
- 경영층의 결정사항이 전달되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 팀의 사소한 이야기라도 자신에게 하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아무 말도 해 주지 않는다.
- 회사의 경영현황이나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알지 못하고 외부를 통해 듣는다.
- 타 부서에 지원을 요청하면 할 수 있음에도 그 어떠한 도움을 주지 않는다
- 게시판은 수정되지 않고, 회람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 회사에 대한 제안을 해도 받았다는 피드백도 없다.
- 보고는 조직장만 들어가고, 미팅이나 회식도 직급별로 이루어진다. 등등.

A기업을 컨설팅하는데, CEO가 걱정을 한다. “우리 회사의 소통은 문제다. 내 이야기가 현장에 전달되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 CEO에게 “현장의 이야기가 사장님에게 전달되나요?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알고 있냐?”고 물었다. 소통이 안되는 회사나 조직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내 탓이 아닌 전부 남 탓이다.
김사장의 호통
영업본부 관리자 이상의 긴급 회의가 있었다. A지점 여직원의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미수금을 조작하여 5억 넘는 돈을 3년 넘게 횡령하고 잠적하였다. 여직원이 출근하지 않아 이상하게 여겨 확인한 결과 횡령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업본부장인 김사장은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냐고 관리자에게 물었다. 담당 지점장은 영업관리팀에서 점검을 했으나 이상한 점이 없다고 피드백해서 믿었다고 말한다. 영업관리팀은 현장에서 올라오는 전표를 보며 처리하는데 전표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사실 현장 관리자나 영업관리팀에서 조금만 신경쓰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자신의 책임임에도 불구하고 회피하려고 하는 관리자를 보며, 김사장의 호통은 시작되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대책을 세워도 부족한 시점에 남 탓만 하고 있는 관리자에게 무엇을 했어야 했는가를 물었다. 다른 지점의 관리자들에게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전부 이야기하라고 했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일정 금액의 미수금을 갖고 있었다. 미수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 재무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이며,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미수금 회수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몇 번을 강조했으나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다. 김사장은 모든 지점의 미수금 현황을 1원도 틀림이 없이 전수조사하도록 지시했다. 1주 후, 파악된 금액은 지점장들이 적어낸 미수금의 금액보다 무려 2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순간의 위기를 피해 보려는 관리자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김사장은 관리자 한 명 한 명을 면담하며 조직장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을 때, 직원들이 무엇을 배우고 어떤 행동을 하겠느냐고 물었다.

불만을 하기 전에 자신은 어떤 노력을 했는가 먼저 생각하라.
학생 한 명의 메일을 받았다. 팀과제에서 자신이 자료를 수집하고 발표자료를 혼자 작성했는데, 발표를 하기로 한 학생이 발표를 잘못해서 점수가 낮게 받아 억울하다는 내용이었다. 팀과제였고 조사하고 발표자료를 작성한 것과 발표자를 선정한 것도 자신들이며, 결과에 대한 책임도 그들의 몫이다. 발표가 중요했으면 사전에 발표 연습을 하고 피드백을 줬어야 한다. 보다 좋은 점수를 얻기를 원했으면, 교수에게 사전에 자료를 보내 피드백도 받았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없이 발표자의 잘못으로 자신이 낮은 점수를 얻게 된 것만 억울하고 분하다고 한다. 학생의 출결과 개인과제를 살펴 보았다. 샌드위치인 날은 결석하였고, 개인과제는 분량만 채우는 수준이었다.
팀과제를 하기 전의 활기참이 사라지고 냉랭한 분위기가 느껴져 3명을 불렀다. 팀과제에 대한 소감을 개별적으로 물어 보았다. 발표를 담당한 학생만 자신의 잘못이라고 한다. 여러 사정으로 깊게 파악하지 못하고 시간이 촉박하여 읽는 수준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왜 다른 학생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느냐고 하니 자신이 해야 할 일이고 담당을 정했으니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정은 이야기했냐고 하니 했지만 너가 담당한 일이니 너가 하라고 했다고 한다.

소통이 안되는 회사의 불만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일이 일어나기 전에 자신은 개선하고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회사의 상황이나 이슈가 알고 싶으면 재무나 전략부서를 찾아가 물어보았다면 알 수 있는 일 아니겠는가? 상사의 대답을 기다리기 보다 찾아가 물어보면 안되었는가? 불만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은 어떤 노력을 했는가?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