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셀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커머스 (e-commerce), 소셜 미디어, 핀테크, 공유경제,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비록 활동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소프트웨어, 상품, 혹은 서비스 등의 다양한 형태로 각각의 스타트업이 중시하는 가치를 제품으로 구현해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전 세계 사람들 간의 연결’이라는 목표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내려고 시도했고, 이는 큰 성공으로 이어졌다.

결국, 스타트업은 제품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서 고객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매 순간 최선의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만 한다. 그 때문에 스타트업은 가장 이상적인 제품 개발 문화와 프레임워크를 이용해서 언제나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스타트업 단지인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본인의 개성과 가치관이 담긴 문화와 프레임워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소프트웨어 제품 개발을 예시로 들면 보통 많은 사람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제품을 만드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엔지니어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제품 개발에 관여하게 된다. 제품의 디자인을 담당하는 디자이너와 더불어 제품 특성에 따라 마케터 혹은 세일즈 팀이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성원들의 역할이 하나하나 다 중요하지만 이들을 조율하고 이끄는 역할을 하는 프로덕트 매니저가 제품 개발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제품의 틀을 만들고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방향키를 잡고 전체적인 팀의 퍼포먼스를 관리한다. 프로덕트 매니저가 각 구성원의 임무에 대한 깊은 이해에 기반하여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품질의 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프로덕트 매니저는 제품 개발의 선봉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제품을 개발할 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르게 된다.
“아이디어 회의 -> 마켓 리서치 -> 제품 개발 -> 제품 테스팅 -> 출시 -> 유저로부터 얻은 피드백 분석"
이 프레임워크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제품 개발 과정에서 개발 혹은 프레임워크에만 과도하게 집중한 나머지 개발 중인 제품이 초기의 방향과 완전히 달라지거나 고객의 수요와 큰 괴리가 생길 수 있다.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스타트업의 특성상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개발한 제품이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인 경우 매우 큰 타격을 입게 되고 많은 경우 큰 실패로 이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처음부터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은 남들과는 다른 제품 개발 방법을 사용한다. 알렉사 인터네셔널에서 디렉터로 일하는 이언 맥엘리스터(Ian McAllister)에 따르면 아마존은 제품을 개발할 때 “거꾸로 일하기(Working Backwards)"라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먼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에 기반한 제품이 고객들에게 필요한지를 생각한다. 이에 반해 아마존은 철저히 처음부터 생산하려는 제품 자체에 집중하여 그것이 실제로 고객들의 수요에 부합하는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아마존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한다. 먼저 프로덕트 매니저가 회사 내부 공개용 기사로 가상의 제품이 마치 완성된 것처럼 작성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비록 개발이 시작되지도 않은 제품이지만 마치 이미 완성된 것처럼 기사를 작성한다는 점이다. 이 기사는 고객이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 기존의 제품이 고객의 특정 문제를 해결 못 하는 이유, 그리고 새로 개발한 제품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지에 대해서 간결하게 설명한다.

아마존의 프로덕트 매니저는 이러한 기사가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정보를 간결하고 정확하게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을 때까지 수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이 의미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이 과정을 통해 프로덕트 매니저는 제품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만약 프로덕트 매니저가 본인이 만들 제품을 간결하게 표현할 수조차 없다면 추후에 좋은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맥엘리스터는 말한다. 또한, 기사가 완성된 후에는 프로덕트 매니저가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제품 개발 중에 팀이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아마존의 제품 개발에 대한 접근법은 에어비앤비, 드랍박스 등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 (Y Combinator)의 모토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라 (Make Something People Want)”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성공한 스타트업이 고객 우선을 주장하는 이유는 결국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고객’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타트업은 고객이다”라고도 할 수 있다.

단순히 아마존의 제품 개발 방법이 다른 스타트업이 사용하는 제품 개발 프레임워크와 비교해서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들이 제품 개발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의 수요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과거 제품 개발에 있어서 좋지 않은 결과가 있었거나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면 아마존처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경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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