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당신의 골프는 골프를 시작한지 1주일만에 정해진다’

 

무서운 말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는 서양 골프 속담 중에 이 말이 가장 차갑다고 느낀다.

 

‘1주일 안에 정해진다’

돌이킬 수 없다는 얘기로 들려서 오싹하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섬뜩하지 않은가?

골프가 무엇인지 채 알기도 전에 골프 인생이 정해질 수도 있다는 뜻으로 느껴지니.

 

속담이 말하는 ‘당신의 골프’는 무엇일까?

 

샷 실력?

득점하는 능력?

골프 룰과 에티켓에 대한 이해?

 

그것뿐 아니라고 뱁새는 생각한다.

 

무엇이 더 있을까?

 

골프에 대한 태도를 말하는 것은 아닐까?

 

“골프를 시작한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잘 못 칩니다”

“얼마나 되셨는데요?”

“이제 겨우 3년 됐습니다”

몇 번이나 비슷한 얘기를 나눠봤다.

 

3년이 진짜 짧은 시간인가?

이 대화를 나눈 뒤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은 이 골퍼들은 그 때보다 잘 치고 있을까?

 

“어울릴 수 있을 정도만 치면 좋겠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치고 싶은데요?’

“팔자 정도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골프에 입문하는 사람과 이런 대화를 한 것만 수 십 번이다.

이들 중 몇 명이나 평균타수 팔십 대를 기록하고 있을까?

그리고 누군가와 정말 부담없이 어울리고 있을까?

 

“좋은 데 놓고 치세요”

“괜찮습니다”

“아이고, 어때요. 아마추어끼리”

부족한 실력에 골프 룰을 지키려고 노력하던 내게 동반자가 한 ‘좋은 데 놓고 쳐라’는 말은 배려였을까?

아마추어는 룰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숏 게임과 퍼팅을 조금만 더 연습하면 점수를 크게 줄일 수 있어요”

“내가 프로가 될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아마추어는 숏 게임과 퍼팅을 못 해도 될까?

과연 숏 게임과 퍼팅을 조금 연습한다고 프로 골퍼가 될 수 있을까?

 

“정말 잘 치고 싶은데 연습할 시간이 없어서”

정말 잘 치고 싶을까?

진심으로?

간절하게?

진짜 시간이 없을까?

 

“아이고 죄송합니다. 차가 밀려서”

“…”

티오프를 하고 나서 아직도 오지 않은 동반자를 조바심 내며 기다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주말에 차가 밀릴 걸 정말 몰랐을까?

 

“이동은 빨리 샷은 천천히 하시면 어떨까요”

“어때요. 내 돈 내고 내가 치는데”

으악!

악몽이다.

이런 동반자는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

 

이들은 왜 골프를 이렇게 대하게 됐을까?

(반대로 뱁새는 왜 골프를 그렇게 깐깐하게 접근하는 것일까?)

 

언제부터 그랬을까?

앞으로도 그럴까?

 

혹시 태도를 바꿀 수는 없을까?

태도를 바꾸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일까?

(반대로 뱁새 네가 고집을 버리면 안되는 거니?)

 

새로 시작할 수 있을까?

골프 시작한지 1주일이 다 뭐야? 몇 년이나 지났는데도?

 

참, 어렵다.

골프.

너무 많이 것이 어우러져 있어서.

 

김용준 프로의 골프학교 아이러브 골프
Café.naver.com/satang1

ironsmithkim@gmail.com

인상파 화가 작품 같지만 아니다. 뱁새 김용준 프로 친구인 정지승 작가가 카메라에 담은 풍경이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이 안된다. 혹시 정 작가가 누군가의 그림을 찍어놓고 시치미를 떼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뱁새는 아직도 골프가 무멋인지 헷갈린다. 정수에 한 발 다가섰나 하고 보면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를 때가 많다. 그래도 골프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진지하게 골프를 치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이 여기까지 온 비결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필자인 김용준 프로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국경제신문 기자로 몇 년간 일했다.
2000년 대 초 벤처붐이 한창일 때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했으나 보기 좋게 실패했다.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컨설팅 일에 제법 소질이 있어 넉넉해졌다.
다시 건설회사를 인수해서 집을 떠나 이 나라 저 나라에 판을 벌였다.
그러나 재주가 부족함을 타의(他意)에 의해 깨달았다.
그래서 남보다 조금 잘하는 골프에 전념해 지금은 상당히 잘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다 독학으로 40대 중반에 KPGA 프로 테스트를 통과해 프로 골퍼가 됐다.
그래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는 있다.
그렇지만 아직 50살이 되지는 않아 KPGA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에는 끼지 못하고 영건들이 즐비한 2부 투어에서 고전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투어에서 우승하겠다는 꿈을 꾸며 열심히 골프를 수련하고 있다.
골프학교 아이러브골프를 열어 아마추어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입장으로 연민을 갖고 레슨도 하고 있다.
또 현존하는 가장 과학적인 골프볼인 ‘엑스페론 골프볼’의 수석 프로모터로서 사명감을 갖고 신나게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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