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암호화폐, 가상화폐

암호화폐 시장에도 조금씩 봄이 오고 있는 것일까. ‘석유왕’ 록펠러 가문에서 운영하는 밴처 캐피털인 벤록(Venrock)이 암호화폐 투자를 공식화 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조금씩 생기가 돌고 있다. 벤록은 현재 약 33억달러(약 3조 5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동안 애플, 인텔을 비롯한 수많은 전설적인 기업들을 초창기에 발굴해서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주에서는 세계적인 채굴업체인 ‘비트메인(Bitmain)’의 자회사 앤트 크리크(Ant Creek)에게 채굴 목적으로 10에이커의 땅을 대여해주기로 승인했다. 워싱턴 주는 환경적인 특성상 수력 발전이 용이해 댐이 많이 건설되어 있고, 미국 다른 주에 비해서 전기세도 저렴해 세계의 채굴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큼직한 호재들이 잇따라 터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암호화폐 시세는 국제시세에 비해 낮은 가격을 형성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모습이다. 한때는 국제시세보다 무려 50%이상의 높은 가격을 형상하며 ‘김치프리미엄(해외암호화폐 시세보다 국내 시세가 높게 형성되는 것)’현상까지 만들어냈던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제 오히려 역(逆)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흔해진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불확실성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정부가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암호화폐 규제안 발표를 연기하면서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으며, 은행권과 거래소 및 암호화폐 기업들은 정부 눈치를 보며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국내에서는 더 이상 신규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지 않고, 기존 투자자들은 해외의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암호화폐 자산을 이동시켰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나타나서 역(逆)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 벌어지게 될 경우 우리나라는 올해 안에 블록체인 관련 산업의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블록체인 산업을 돌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은 바로 ‘암호화폐’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환경에서 블록체인 산업이 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금이 유입되면서 관련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비로소 산업이 발전한다.
우리나라에서 증권거래소나 상장 주식이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 버린다고 생각해보자. 모든 기업이 비상장 기업들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경제 상황이 어떻게 바뀌게 될까? 당연히 심각한 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다.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신규 투자금이 빠르게 유입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와 생산, 고용 등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물론 비상장 기업만 존재하더라도 경제는 돌아간다. 그러나 증권거래소와 상장주식이 존재하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뻔한 일이다.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암호화폐 거래를 옥죄는 것은 국내에서 증권거래소를 막아버리는 것과 같은 일이다. 합리적인 수준의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나친 규제로 인해서 국가경쟁력을 손상시키는 일만큼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가 블록체인 관련 산업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때를 놓치기 전에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고 합리적인 정책 결정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미래의 금융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김산하 윤혁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김산하와 윤혁민은 암호화폐 실전 투자의 전문가들이다. 김산하는 미네소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13년차 가치투자자이자 투자전문가이며, 윤혁민은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을 졸업한 현직 의사로 김산하를 암호화폐 투자로 이끈 절친이다. 두 사람은 '나는 적금보다 암호화폐 투자한다'라는 책을 공동 저술하였으며, 암호화폐 전문 컨설팅 회사인 K&Y 파트너스를 공동 설립하였다. 이들은 그간 가치에 중점을 두고 암호화폐에 투자하며 쌓은 노하우와 지식으로 투자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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