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LightHouse


불과 한 세기 전만 하더라도, 본인의 소유한 자동차와 집을 모르는 사람과 공유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사적 소유물인 자동차와 집은 공유되지 않았지만 소유주에 의해 실질적으로 이용되는 시간은 매우 적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사용되지 않는 시간에 다른 사람과 집과 차를 공유하는 것을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 결과 공유 경제 기반의 스타트업들이 대거 생기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에어비앤비를 들 수 있다. 이러한 공유 경제라는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들은 매우 트렌디한 분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공유 경제 시장규모는 140억 달러(2014년)에서 3,350억 달러(2025년)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유 경제는 숙박, 차량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차량이다. 그 이유로는 첫째, 차량 이용은 사람들의 삶에서 의식주 다음으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한 연구에 따르면 자동차가 실제로 이용되는 시간은 소유한 기간의 단 5%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개인 소유의 자동차는 대부분의 경우 사용되지 않고 있고 이를 잘 이용할 시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차량 분야의 공유 경제가 활성화됐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우버가 가장 유명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우버에 대해서만 알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많은 차량 공유 스타트업들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우버(Uber)와 리프트(Lyft), 중국에서는 디디(Didi Chuxing), 인도에서는 올라(Ola), 동남아 지역에서는 그랩(Grab)과 고젝(GO-JEK) 등이 그 예시들이다. 이 중에서도 차량 공유 기반 스타트업을 세계적인 트렌드로 만든 선구자를 뽑자면 당연히 미국의 우버와 리프트를 들 수 있다.

공식적으로 우버는 2009년도에 출범했고, 리프트는 2007년에 출범한 짐라이드(Zimride)을 전신으로 2012년에 리프트라는 새로운 이름과 함께 재출범했다. 두 회사 모두 치열하게 자율 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함과 동시에 차량 공유 서비스를 미국 전역에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우버와 리프트는 많은 면에서 비슷하지만 시장의 확장성에 대한 관점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우버는 한국, 중국, 동남아지역,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공격적인 확장을 한 반면에 리프트는 지속해서 미국 시장에 집중했고 최근에서야 캐나다로 확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버가 여러 나라에서 법적으로 금지되는 등의 고초를 겪는 동시에 중국과 동남아 지역 사업을 각각 디디와 그랩에 매각하면서 현재는 북미 시장에 과거보다 더 집중하려는 추세를 보인다.

중국의 디디의 경우 전체 인구 13억이라는 거대한 시장규모를 기반으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줬다. 한때 디디와 우버 차이나가 수십억 달러를 써가면서 출혈경쟁을 벌였으나 이는 결국 우버 차이나와 디디가 합병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우버와 디디의 싸움은 이렇게 끝나는 것처럼 보였으나 최근 디디가 북미 시장 중 하나인 멕시코에 역으로 시장 확장을 준비하면서 다시 우버와 디디 사이에 차량 공유 서비스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 동남아 지역에서는 우버, 그랩, 그리고 고젝의 삼파전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 우버와 그랩이 합병되면서 그랩과 고젝의 라이벌 구도로 바뀌었다. 다른 차량 공유 스타트업과 비교해서 그랩과 고젝은 여러 특이한 점이 있다. 첫째, 우버와 리프트가 차량 공유 서비스에 집중하는 반면 그램과 고젝은 이에 더하여 온라인 결제 서비스(그랩에서 만든 그랩 페이, 고젝에서 만든 고 페이)도 직접 만들어 운영한다. 북미지역에 기반을 둔 플랫폼에게 이는 특이한 행태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서양권보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가 대중화되지 않고 자리 잡지 않은 동남아 지역에서 이는 사업의 확장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더 나은 결제 시스템을 갖춘 차량 공유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스타트업 고유의 해결책을 추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선택으로 보인다.
고젝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고 마사지, 고 푸드, 고 샵 등 고젝이 보유한 차량 자산을 기반으로 한 배달 서비스를 전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물론 우버도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고젝처럼 전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이와는 매우 다른 양상이다. 이는 동남아 지역에서는 서구권과 달리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공간이 남았다고 해석될 여지도 존재한다.

전 세계의 차량 공유 스타트업은 각기 다른 스타일로 발전하고 있고 플랫폼 간의 경쟁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2015년 택시업계의 반발로 한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우버가 최근 다시 ‘협업' 중심의 전략을 이용해서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고 준비 중이다. 비록 차랑 공유 서비스가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되었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차량 공유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한국 또한 조만간 이 흐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많은 차량 공유 스타트업이 개별적으로 혹은 파트너쉽을 통해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 중인데 이 또한 차량 공유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가까운 미래에 사람들의 차량 공유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경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복잡한 미국 비자 서류를 자동화 소프트웨어 툴을 이용해 만들어주는 파운드비자(FoundVisa)를 공동 창업했다.기존의 컴퓨터 교육을 대체할 새로운 코딩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와이 콤비네이터 출신의 메이크 스쿨(Make School)에서 Country Manager로 일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프로덕트(Product)와 그로스(Growth) 두 분야에 큰 관심을 키우게 되었고 미국의 대표적인 라이드 쉐어링 회사인 리프트(Lyft)에서 그로스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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